김충원의 아프리카에서의 30일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그저 코끼리를 스케치 한 그 그림이 너무나 이뻐서 손에 들었다. 아동미술로 많이 알려진 사람이 아프리카를 30일 동안이나 여행했다는 것과, 스케치북과 연필 한 자루를 들고 사진기가 아닌 그림으로 아프리카를 담아냈다는 그 여유와 낭만이 정말 부럽다.

케냐와 탄자니아를 오가며 빠뜻한 일정을 짜고 가이드 이솝과 함께 랜드로버를 타고 김충원은 그렇게 아프리카 초원을 누빈다. 그가 그린 그림들은 너무 가까워서 아프리카..라는 느낌보다는 동물원의 동물..같은 느낌이 더 크다. 내가 생각하는 아프리카는 동물이 주가 아닌 넓은 초원과 호수, 열기...같은 것들인데, 그림 속에서는 한가로운 사슴, 영양, 코끼리..들이 주인이니 내게는 눈앞의 아프리카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잘 모르던 동물들의 그림을 마음껏 볼 수 있고, 그 동물들의 습성이나 생활들을 알 수 있어 좋았고, 네번째 주의 마사이족과의 만남이나 다른 이방인들과의 만남 이야기가 좋았다. 많은 백인 여행자들 가운데에서도 그가 전혀 낯설지 않게 해준 것은 그의 그림이다. 사진기로 담는 것보다는 그림으로 남겨지는 것에 모두들 감동받았다는 것. 나라도 그의 재능을 너무나 부러워했을 것 같다. 

다큐멘터리나 잡지에서 보는 그 광활한 토지를 내 눈으로 보게 될 날이 있을까. 나에게도 그와 같은 여유가 생길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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