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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미겔 루이스 몬타녜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위인전에서 반드시 찾아볼 수 있는 인물 중 하나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1492년 대서양을 가로질러 인도와 아시아에 닿겠다는 포부를 안고 바다로 나선 인물이다. 아직 "지구가 둥글다"라는 개념이 일반적이지 않던 시대에 그 믿음 하나로 바다에 나섰다. 그리고 지구가 훨씬 작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는 인도가 아닌 서인도 제도(아메리카 제도)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사실은 여기까지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에게는 커다란 세 가지 미스테리가 있다고 한다. 그 중 하나는 출생지이고, 그가 남긴 이상야릇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사인(Sign), 또 하나는 그의 유해가 묻힌 곳이다. 그의 출생지를 검색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듯, 이탈리아의 제노바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확실히 밝혀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여러 학자들이 추론하여 이탈리아의 제노바가 유력하다고 추정할 뿐 무엇하나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의 사인 또한 대강의 의미를 밝혀냈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유해에 대해서는 스페인과 도미니카 공화국이 서로의 나라에 안치되어 있다고 서로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이 세 가지 미스테리를 가지고 서로 엮어 만든 소설이 바로 <<사인>>이다. 두 나라에 안치되어 있는 유해가 모두 진짜는 아닐까..라는 가정에서 시작된 이야기. 콜럼버스에 대한 것 어느 하나 확실한 것이 없으므로 작가는 그의 무한한 상상력을 잘 이용한 것 같다. 세 남녀가 스페인과 도미니카 공화국, 미국의 마이애미를 넘나들며 추리해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그 나라들을 직접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배경에 대한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어서 스페인과 도미니카 공화국이 손에 잡힐 듯하다. 그리고 그 열기를 직접 느끼고 싶다.
소설은 많은 부분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하고 있다. 작가가 스페인 사람인 만큼 콜럼버스에 대한 시선이 매우 애정적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비록 팩션이지만 방대한 자료를 연구하고 소설을 썼다는 느낌을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사인>>을 읽고 인터넷으로 콜럼버스에 대해 찾아보면서 다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신대륙을 발견한 위대한 인물이라는 칭호를 갖고 있는 콜럼버스는 누구를 위한 위인인가, 라는 것. 신대륙을 발견함으로서 유럽에는 막대한 부를 가져다 주었지만, 원주민들에게 기독교를 강요하고 노동을 착취했으며 그들의 자유를 빼앗는 식민지화를 앞당겼다. 얼마전 스페인에서 콜럼버스가 산토도밍고에서 폭정을 했다는 문서가 발견되었다고 하니 그에 대한 평가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