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풍뎅이 1
이세벽 지음 / 굿북(GoodBook)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왜 검정풍뎅이인가? 책 속에서는 로제 마르텡 뒤 가르의 회색노트 중에서 한 구절을 인용하고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나는 이 꽃에서 저 꽃으로 꿀을 찾아다니는 꿀벌이 아니다. 오히려 한 송이 장미꽃 품속에 틀어박혀 있는 검정풍뎅이다. 그 속에서 살다가 기어이 장미꽃의 꽃잎이 아물어버리면, 이 마지막 포옹 속에서 질식하여 제가 선택한 꽃에 안기어 절명하는 것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미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그 안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검정풍뎅이처럼 그 남자도 이 세상의 부와 명예와 명성과 권위, 그리고 자유까지도 포기한 채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위험한 소녀 "월화"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아무리 그녀가 한 번 보고 반할만큼 아름답고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고는 해도 정신이 멀쩡한 성인이 15살 미성년자와 동거한다는 설정은..나로서는 이해 불가능이다. 아니, 절대 납득할 수 없다. 사람에겐 이성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성인은 사회에서 지켜야만 하는 여러 법규나 규칙을 지킬 수 있으므로 성인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미쳤거나 모자란 사람일 것이다.

이 책의 여러가지 설정들이 나를 참 우울하게 만든다. 읽는 내내 기분이 거북했다. 현실 세계에서도 그 남자처럼 마지막 바닥 끝까지 타락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진짜 있을까. 가끔 TV 뉴스에서 나오는 성범죄자들을 모두 한데 모아놓은 것만 같다. 그래서 혐오스럽고 괴리감이 느껴진다.

알 수는 없다. 내가 모르는 밤 세계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고도  고민할 것도 많고 걱정되고 우울한 이 세상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힘이 더 빠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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