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어
나카야마 치나츠 지음, 엄혜숙 옮김, 사사메야 유키 그림 / 보물상자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살아 있어 살아 있어 살아 있어

살아 있다는 건 어떤 거지?"

살아 있다는 건 어떤 걸까요?

아이에게 물으니 살아 있다는 건 움직이는 것이랍니다.

<살아있어>는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그림을 그린 것 같습니다.

야자나무가 있고, 온갖 동물들과 연못의 물고기, 드넓은 초원과 야생 동물들, 온갖 과일과 신기한 풀과 꽃이 자라는 곳을 돌아보며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찾아나가고 있죠.

살아있다는 건 숨쉬는 것인 줄 알았는 데, 숨 쉬는 소리를 들어보니 살아있다는 것은 소리를 내는 것이고, 물고기는 숨을 쉬지 않으니 그 다음 살아있다는 것은 헤엄치고, 뛰어오르고, 날고, 달리고...결국 살아있다는 것은 움직이는 것이라는 우리 딸과 같은 결론이 나죠.

하지만, 풀과 나무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다시 물어봅니다.

"움직이는 것만 살아있는 건 아니구나~. 그럼 살아있다는 건 뭘까?"

자신은 움직이는 것이 살아있다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라고 하니 그 다음은 잘 모르겠답니다.

풀과 나무는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립니다.

그리고 시듭니다.

"살아 있어 살아 있어 시들었어

아, 살아 있다는 건 시드는거네."

워낙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는 같이 눈물을 글썽입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활발히 움직이고 화려하게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것만이 아니라고 얘기해줍니다.

"와, 살아 있는 벌레를 물고기가 먹었어

와, 살아 있는 물고기를 새가 먹었어

와, 살아 있는 새를 짐승이 먹었어"

  

그리고 짐승은 나무 아래에 죽어 나무에 커다란 사과가 열리고 사과는 따서 우리가 먹습니다.

살아 있다는 건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생명을 나누는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시 같은 운율로, 이렇게 짧은 글로 거대한 철학을 알려주는 이런 책이 또 있을까요?

마치 노래를 부르듯 읽다 보면 살아있다는 건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시드는 것이 안타까운 일만은 아니라고, 시들고 죽어서 또 다른 존재에게 도움이 되고 그렇게 우리는 살아간다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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