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카네이션 - 비밀의 역사
로렌 윌릭 지음, 박현주 옮김 / 이레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만에 읽는 로맨스 소설인지... 문득 중,고등학교 때 부모님 몰래 숨겨가며 읽었던 하이틴 로맨스 소설들이 생각난다. 이쁘지만 조금은 말괄량이인 여주인공과 언제 어디서나 항상 멋진 행동으로 보이는 카리스마와 젠틀한 매너로 여주인공을 사로잡는 남자 주인공의 사랑에 가슴 콩닥콩닥 뛰며 난 언제쯤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꿈에 부풀어 지내고는 했다. 이젠 그런 완벽한 남자는 없다는 걸 아는 나이이고, 이미 내 옆에는 평생을 함께 할 듬직한 남편이 있지만, 난 또다시 오랫만에 멋진 남자 주인공에게 빠져버린다. 이미 사랑은 현실이며 불같은 사랑은 없다는걸 알고 있지만 내 마음속에 아직은 순수한 마음이 남아있나보다. 이들의 사랑에 가슴이 두근두근 어쩔줄 몰라하는 것을 보면...

나폴레옹이 지배했던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귀족 스파이들의 이야기인 이 소설은 참 흥미로운 구석이 여럿 있다. 우선은 얼토당토하지 않은 역사를 배경으로 하지 않고, 실제 나폴레옹 시대를 배경으로 소설 속에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 조세핀, 그리고 그들의 가족까지 등장하며 실제 연도상으로는 조금 어긋나기는 하지만(작가가 그렇게 밝히고 있다.) 그당시의 경찰청장 등도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역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마치 이 일이 실제 있었던 것인양 믿게 된다. 또 하나는 첩보의 계보에 있다. 스칼렛 핌퍼넬 - 퍼플 젠션 - 핑크 카네이션으로 이어지는 스파이들의 맨 앞을 차지하고 있는 스칼렛 핌퍼넬은 20세기 초 오르치 남작부인이 쓴 <<스칼렛 핌퍼넬(주홍 별꽃)>>을 오마쥬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는 하나가 아닌 둘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어느쪽 사랑이 이루어지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다.

현실 속의 엘로이즈가 "핑크 카네이션"의 정체를 밝히는 데 어려움을 가졌던 반면, 난 처음부터 "핑크 카네이션은 이사람"이라고 정했다. 너무 쉬운 답을 엘로이즈만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관심은 "핑크 카네이션"이 누구인지보다 과거의 에이미와 리처드의 사랑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이어질 듯 이어질 듯 어긋나기만 하는(그 묘미야말로 로맨스 소설의 극치이지만..^^) 상황에 애가 타고  가슴이 답답하여 미리 뒤를 넘겨보기도 하고 구절을 뛰어넘기도 하며(성격상 결국은 앞으로 돌아와 다시 차근차근 읽었지만..) 스피드를 내보기도 하였다. 그야말로 정말 오랫만에 마음껏 청소년기에 꿈꾸던 "사랑"에 빠졌었던 것 같다. 가끔은 이렇게 꿈꾸듯 몽상하는 것도 좋다. 기분 전환엔 정말 최고다! 후유증이 조금 오래 갈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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