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청소부 풀빛 그림 아이 33
모니카 페트 지음, 김경연 옮김,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 풀빛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너무나 유명해서 한 번정도는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하지만, 막상 손이 가지 않습니다. 표지의 청소부 아저씨 얼굴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저와는 달리 지은양, "어? 아저씨 되게 귀엽게 생겼다." 이럽니다. 그 말에 힘입어 <행복한 청소부>를 드디어 손에 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이 책이 왜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독일에는 유명한 작곡가와 작가들의 이름을 딴 거리가 많습니다. 그 거리의 표지판을 닦는 일이 청소부 아저씨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던 아저씨는 어느 날, 한 아이와 엄마의 대화를 듣게 되지요. 아이는 아저씨가 닦고 있는 표지판의 글씨 글루크(작곡가)를 글뤼크(독일어로 행복)가 아니냐고 엄마에게 묻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저씨는 왠지 충격을 받게 되죠. 자신이 매일 자신의 긍지로 생각했던 표지판들의 이름인 작곡가와 작가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날부터 청소부 아저씨는 작곡가들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음악회장이나 오페라 극장으로 가서 온몸으로 음악을 듣고, 레코드 플레이어까지 준비해 밤새 거실에 누워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그 다음은 작가들의 책을 탐독하게 되지요.

어찌보면 아저씨는 바보같기도 합니다. 자신의 일을 하며 그렇게까지 열심히 노력해야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지요. 많은 사람들이 일은 일이고 좋아하는 것은 따로 있으므로 일에는 전념하지 않고, 일 하는 시간이 빨리 끝나기를 바랍니다. 일이 재미있고,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시간이라면 그런 일은 없겠지요.바로 행복한 청소부처럼요. 아저씨는 음악과 책에 빠지며 전보다 더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게 됩니다. 시와 음악을 읊조리고 흥얼거리는 아저씨를 보고 사람들은 고정관념이 깨지게 되죠. 청소부는 당연히 아무것도 모를거라는 편견... 우리는 왜 그런 편견을 갖고 있을까요? 제가 아는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직업에 귀천은 있지만, 그 일에 귀천은 없다구요. 아무리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는 청소부라고 해도 그분이 일하신 곳이 누가봐도 깨끗하면 저절로 고개숙여 인사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장인정신 아닐까요?

자신이 하는 일이 즐겁고 행복하며 보람을 느낀다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에 임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야겠지요. <행복한 청소부>를 통해 오랫만에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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