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놓치지 않는 농부
윤석전 지음 / 연세말씀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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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까지는 비종교인이다. 그리고 앞으로 종교를 가져볼까..하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이 책을 계기로 내가 나의 의지로 종교 생활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때문이었다.

어렸을 적엔 제법 교회를 자주 나가곤 했는데, 사춘기가 되면서 나가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교회’라는 곳을 부모님께서 사교의 장으로 생각해서 보내셨기 때문에 부모님은 함께 그곳에 가지 않았다. 자연스레 나 또한 부모님께서 보내시니까 억지로 몇 년 다녔던 것 뿐이고, 진심으로 우러나서 갔던 적은 없었으므로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이사를 하고 그 이후로 교회와는 담을 쌓게 되었다.

내가 다시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시댁 덕분이다. 결혼 후부터 계속해서 교회에 나가라는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고, 아이가 점점 자라니 나 역시 우리 부모님처럼 교회를 "사교의 장"으로 생각하여 활발하게 키우려면~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부모님께서 나에게 하신 잘못을 나도 똑같이 하려고 하다니..^^ 어쨌든 난 아이와 함께 가보려고 한다.

그렇게 마음을 정할 즈음 접하게 된 <기회를 놓치지 않는 농부>라는 책. 이 책에 여러번 나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아마도 성경에 나오는 구절인 듯 싶다.

"이에 비유로 말씀하시되 한 사람이 포도원에 무화과나무를 심은 것이 있더니 와서 그 열매를 구하였으나 얻지 못한지라 과원지기에게 이르되 내가 삼년을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실과를 구하되 얻지 못하니 찍어버리라 어찌 땅만 버리느냐 대답하여 가로되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 이 후에 만일 실과가 열면이어니와 그렇지 않으면 찍어버리소서 하였다 하시니라."(눅 13:6~9)

이 책을 쓰신 윤석전 목사님께서는 위의 글을 여러번 인용하며 우리가 왜 믿음을 가져야하는지를 설명한다. 신앙 생활에 있어 자기 믿음을 스스로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하여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면 자기 믿음이 좋은 줄로 오해하고 있다고 말이다. 성실과 믿음은 다르다. 믿음은 "순종한다"는 말이고, "함께 한다"는 말이며 믿음과 순종은 동격이라고 한다. 이런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따라서 미리 준비해 놓아야 그것이 열매이고, 주님을 영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는 안되는 건지... 그냥 그 존재만으로도 기쁨을 주고, 무성한 잎으로 그늘을 주는 나무로는 어째서 쓸모 없고, 찍어버릴 나무가 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따지고 들면 끝도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저 말씀을 필요한 부분만 알아듣고 믿고 따라야 한다는 것도 머리로는 이해한다. 그러나... 그래도 어쨌든 모두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물 아닌가? 그냥 그 존재만으로는 안되는 걸까?

믿음을 가지고 미리 준비하는 열매를 맺으면 영혼의 때가 왔을 때, 주님을 영접하고 보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열매를 맺지 못하고 미리 준비하지 아니하면(믿음을 가지지 아니하면) 나 또한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처럼 찍어버려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믿음을 가지고 빨리 준비해야 할텐데... 어째서 난 오히려 계속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걸까..

나와 같은 입장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좀 더 이해 가능한 설명을 해주시길 바랬다. 넌 믿음이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준비하지 않으면 찍어버려질거야...라는 말이 아닌 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부터라도 잘 할 수 있어..라는 말을 기대했다. 배타적이 아닌 포용적인 종교를 기대했다.  그랬다면 나 같은 비종교인들도 더 많이 종교를 가지게 될지도 모를텐데..라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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