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 북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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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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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대학 입학을 앞둔 겨울 동안 친구와 함께 일본어 학원에 다녔다. 일본어라니~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언어였는데 1학년 교양으로 제 2 외국어를 들어야 하고 어순이 같아 제일 쉽다는 친구의 주장에 거의 끌려가다시피 했는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고 보니 의외로 잘 맞아서 스스로도 놀랐던 것 같다. 그렇게 오랫동안 일본어 공부를 했다. 익숙해지려고 자막 없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중급을 살짝 넘어서면서 선생님께 추천받은 첫 소설책을 읽기도 했다. 그 책이 바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이즈의 무희>다. 고급반이 아니었기에 한 문장 한 문장 해석하는 데 급급했던지라 사실 일본 소설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는 못했다. 그저 내가 사전 없이 어느 정도는 읽어내려갈 수 있다는 사실에 끝까지는 읽었다, 할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줄거리는 대강 아직도 기억이 나고 우리와는 뭔가 문화가 정말 다르구나~하고 느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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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을 다시 접한 건, <설국>에서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한번 읽으면 그 하얀 눈이 가득한 이미지를 잊을 수 없다는 소설을 읽었을 땐, 그야말로 그 서정적인 문체에 푹 빠졌던 것 같다. 그래서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작가는 내게, 언제나 이미지로 가득한 소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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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소년>은 좀 다르다. 물론 책 속의 모든 것들이 마찬가지로 선명하게 이미지로 떠오르긴 한다. 하지만 이 <소년>이라는 소설(소설로 분류되어 있다. 읽고 있으면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지만)은 이미지는 뒤로 한 채, 도대체 50이 넘어가는 이 소설가가 어린 시절 써 놓은 일기장을, 편지를 들고 무엇을 하는가를 따라가며 그 시절 느꼈을 감정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노력한다는 건, 완전히 공감되지는 않는다는 거다. 하지만 일시적이든 아니든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되는 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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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보다 작가가 마치 자신의 고백인 듯, 아닌 듯... 수필인 듯, 소설인 듯 써놓은 이 <소년>이라는 작품을 통해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자신을 까발려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얼마 전 읽었던 프루스트의 <밤이 오기 전에>에도 동성애 몇 편이 등장하고 아마도 괴로웠을 작가의 심중을 대변하는 듯이 보였지만 <소년>은 그 표현과 감정이 너무나 적나라해서 오히려 읽는 이가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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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 누군가를 온전히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그의 번민이,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 그때를 회상할 때, 자신을 보듬고 유지하고 성숙시켰던 한 시절의 애틋함은 언제나 그리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글로 완성시켰어야 했을지도. 작가를 이해할 수 있는 한 편의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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