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 청귤 시리즈 1
트리누 란 지음, 마르야-리사 플라츠 그림, 서진석 옮김 / 북극곰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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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표지를 봤을 땐 정말 흥미진진한 내용의 그림책인가 보다~ 했는데, 온라인 서점에 검색해 보니 소설로 분류되어 있다. 참, 예쁜 표지의 책이구나~ 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동화책같은 그림책이다. 출판사 또한 북극곰으로 역시 아이들 책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끝까지 읽어 보니 왜 소설로 분류되었는지 이해가 된다. 그러니까 이 책은 어쩌면 어른을 위한 동화책일지도~.

학교 과학실에 하나씩 있을 법한 해골 모형. 우리나라 과학실에선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선 언제나 등장하는 해골 모형이다. 커다란 학교 과학실 구석에서 아주 오랫동안 서 있던 요한(그 당시엔 이름이 없었지만)은 이제 은퇴하여 편안히 살고 싶다. 선생님은 요한이 안쓰러워 시골 숲 한가운데 살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연락한다. 할아버지는 요한이 지낼 곳을 손보고 잘 데려와 이곳저곳 오랜 세월 동안 망가진 곳도 고쳐준다.

사실 여기까지는 그런가 보다~하고 읽고 있었는데, 이 책의 진가는 바로 다음부터다. 그러니까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일상을 보내는 요한의 이야기. 할아버지, 할머니는 요한을 그냥 장식으로 이용하지 않고 마치 자신들의 자식이나 손주처럼 대한다. 일을 할 때나 손주들과 놀이를 할 때, 요한이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 이 내용이 얼마나 따뜻한지 모른다.

무엇보다 이제 갈 때가 가까워 옴을 느끼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생각과 행동이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워서 나도 언젠가 이렇게 마지막을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아주아주 긴~ 여운이 남는다.

역시나 생각대로 우리집 아이는, 이런 심오함을 이해하기에 아직은 어리다. 처음 제목과 표지만 보고 재밌겠다~하고 들고 가더니, 끝까지 읽은 후 자기 스타일은 아니라며 내려놓는다. 죽음과 나이듦을 아직은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그 노후와 죽음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한 동화책이었다.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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