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 2024 뉴베리 아너상
에린 보우 지음, 천미나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인가 우리 둘째가 영어학원에 다녀와서 재미있는 게임을 했다고 얘기했다. 일명 "사이먼 가라사대~" 게임인데 뒤에 붙이는 대로 나머지 인원이 그대로 따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게임이 있는 줄 모르고 있던 나는 왜 도대체 이렇게나 구체적인 이름을 게임에 넣었을까 궁금와해졌는데 정확히 그 시작을 찾지는 못했다. 그런데 그 "사이먼 가라사대"를 책 제목에서 보다니~ 반가웠다.


하지만 <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는 마냥 반갑기만 한 즐거운 책은 아니다. 제목에서부터 "별"은 종종 죽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니 책장을 펼치기 전부터 스멀스멀 뭔가 의미심장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시작은 사이먼네 가족이 네브래스카 주 그린앤 베어잇이라는 마을로 이사하면서부터다. 이곳은 전파 망원경을 보호하는 국립 전자파 제한 구역으로 와이파이를 비롯한 인터넷과 모든 전자파를 사용하지 못하는 곳이다. 스마트폰도, 전자레인지도, 텔레비전도 안된단다. 그런데 그런 곳으로 이사가면서 이 청소년 사이먼은 아주 완벽한 곳이라고 표현한다. 하루종일 스마트 폰을 들고 사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저 이상할 뿐이다.


하지만 독자들은 곧, 학교와 마을에 적응해 나가는 사이먼의 행동과 생각을 읽어나가며 사이먼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 숨겨야만 하는 어떤 비밀이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그리고 그 비밀로부터 비롯된 트라우마가 있다는 사실도. 그걸 제일 먼저 알아차린 사람은 자폐라고 자신을 소개한 아게이트다. 어느 날 다가와 사이먼 곁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사이먼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묵묵히 응원해 주는 아이. 그리고 이 아게이트와 사이먼, 또다른 친구 케빈은 이 마을에 하나의 큰 사건을 만들기로 한다.


사이먼은 어떤 일을 겪었을까를 추리하면서 따라가는 과정은 마치 미스터리 같다. 그 과정 속에 사이먼네 가족의 끈끈함은 언제나 감동을 주고, 때로는 아이들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혹은 아이만도 못한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이 소설이 보여준다. 하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아주 현명하게 아이들을 보호하고 침착하게 행동하는 어른들이 있어 이 아이들이 다시 희망을 갖고 시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읽어나가는 독자는 무한한 감동을 받게 된다.


작가는 맨 마지막 작가의 말 부분에서 이 소설의 기반이 되는 사실들 중 어떤 것이 진짜 사실이고 어떤 것이 허구인지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허구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아주 적절하게 보여준다. <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는 2024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인데, 역시 뉴베리의 이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