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엄마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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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라는 작가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작품은 <철도원>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뭔가 재미있고 풍자적인 작품을 쓰는 작가로 나는 기억하고 있다. <철도원>과의 괴리감이 크기에 어느 쪽이 진짜지~ 싶지만 둘 모두 잘 쓰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아사다 지로가 <나의 마지막 엄마>라는 작품을 작년에 출간했단다.

처음 시작은 그냥 평범했다. 너무나 바빠 40년간 고향에 찾아가지 못한 마쓰나가. 하지만 아무리 오랜만에 찾아가는 고향이라고 해도 너무나 어색하다. 그리고 독자는 그 괴리감이 어디서 나타나는지 곧 알게 된다. 그러니까 고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고향 서비스를 이용하는 마쓰나가. 어떻게 보면 그게 말이 돼? 싶기도 하지만 마쓰나가는 그 가짜 고향의 풍경에, 무엇보다 진짜 어머니처럼 자신을 맞아주고 살갑게 대해 주는 가짜 엄마에게 푹~ 빠지고 만다. 마치 진짜 고향에 진짜 엄마인 것처럼.

이야기 속에선 주로 3명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고 마지막 즈음하여 간사이 지방에서 고향을 찾아온 한 명의 게스트가 더 출현한다. 이들은 도대체 돼 거짓인 줄 뻔히 알면서도 진짜인 척 이 서비스에 빠져드는 걸까.

소설은 도시와 시골의 간극 사이를 누비며 정 없고 앞만 달려가는 도시 사람들과 지루할 정도로 똑같은 삶을 하루하루 이어가는 시골 사람들 사이를 보여주며 오히여 이 시골에 큰 의미를 둔다.

우리 엄마, 아빠도 시골에 사시는 분들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한번 시골 비슷한 삶을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얼마나 그 삶이 자유롭고 편안하고 행복할지 잘 알기에 끝없는 로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살아가는 데 있어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의미 없는 삶을 없기에 자기 자리에서 충실한 것만으로도 의미있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그럼에도 충만함을 위해선 뭔가 자꾸 "자연"에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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