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번개 맞은 아이의 독백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아이는 리지스 절벽에서 살아 온 메리 애닝이며 이 짧은 한 장의 독백 이후 엘리자베스 필폿이 1인칭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런던에 살던 중상류층의 이 여인이 자매들과 어떻게 시골의 삶을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문화와 사교가 가득한 런던 대신에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어떻게 화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화석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게도 그 번개 맞은 아이, 메리 애닝과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두 사람은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평생의 친구가 된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각각의 사건에 대해 두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는지를 독자는 마치 추리를 맞추듯 따라간다. 두 사람의 신분 차이 때문에, 또한 인류 과학사에 크게 남을 메리의 업적과 당시의 차별 때문에 겪어야 하는 일들이 너무나 가슴 아팠다. 교육을 받을 수도 자신의 업적을 남길 수도 없는 가난하고 미천한 신분의 여성이 어떻게 새로운 종을 찾아내고 결국엔 자신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거대한 감동이 밀려온다.
소설은 메리 애닝의 전 생애를 다루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것저것 더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쥐라기 시대 어룡의 화석을 찾아낸 메리 애닝만큼 엘리자베스 필폿의 이야기는 많이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지역에서 이 두 여성이 평생을 친구로 지내며 신분을 뛰어넘는 교류를 한 사실은 여전히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