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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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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코 되고 싶은 사람이 다 될 수 없고, 원하는 삶을 모두 살아볼 수도 없다. 원하는 기술을 모두 배울 수도 없다. 그런데도 왜 그러길 바라는가? 난 내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경험의 모든 음영과 색조와 변주를 살아내고 느끼고 싶다.

-실비아 플라스

7p

가치관이라는 것을 만든 게 13살 때였던 것 같다. 학급 안에서 돌아다니는 앙케이트에 적을 요량으로 만든 건데 내 딴에는 정말 열심히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지 생각해서 만든 회심의 역작이다. 그리고 정말 그 가치관대로 오랜 시간을 살아왔다. 어른이 되고 30대가 지나 40이 되어서야, 그 가치관이 좀 잘못됐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아왔기에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고 다시 열심히 살아가는 중이다. 그러니까~ 난, 후회를 잘 하는 인간이 아니다. 물론 짧게, 짧게 "아~ 이럴 걸!, 저럴 걸!" 하는 순간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순간 내게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 결정을 나 스스로 내렸고 그러므로 그 결과도 책임져야 한다고 당연히 생각한다. 내가 하지 못한 선택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책 앞부분을 읽으며 어느 정도 이 책의 결말이 충분히 예상되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었던 건 아니다. 또 누군가에겐 이 책이 아주 많이, 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난 그냥 재미있게만 읽었다.

노라 시드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유일하게 자신과 함께 하던 고양이가 죽고 다니던 일터에선 잘렸다. 노라는 더이상 살아갈 힘이 없다고 여기고 죽기를 결심한다. 그렇게 노라는 자정 도서관에 도착한다. 삶과 죽음의 사이에 있는 곳. 내 어린 시절 유일하게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사서 선생님이 그곳에서 나에게, 그동안 후회됐던 일들을 살펴보고 다시 살아갈 기회를 준다고 한다. 노라는 어떤 후회를, 어떤 삶을 다시 살아보게 될까. 노라는 원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강요로, 할 수 없을 거라는 자신감 하락으로 선택하지 못했던 다양한 삶을 살아보며 노라는, 자츰 인생이 무엇인지 배워나가기 시작한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슬픈 일이 있으면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기고, 좋은 일이 있는가 하면 슬프고 화나는 일이 생긴다. 계속해서 우울할 일도, 계속해서 기쁘기만 한 일도 없다. 세월이 흐른 뒤에는 모두 참을 만한 일이 된다. 심지어 웃으며 이야기할 만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걸 깨닫는 게 무척 힘들지도. 그러니 우리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친구를 만나며 배우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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