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와 별의 소녀
키란 밀우드 하그레이브 지음, 조경실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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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읽었던 <사마아>는 직관적인 책이다. 우리가 사는 별을 소중히 지키지 않으면 이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도 책 속에서 들려준다. <잉크와 별의 소녀>는 훨씬 더 비유적이며 상징적인 책이다. 이 지구상에는 실재하지 않는 어느 섬에 대한 이야기. 아름답고 풍요로웠지만 한 곳에 얽매이고 넘어갈 수 없는, 그래서 점점 파괴되어 가는 조야섬에 관한 이야기다.


이사벨라는 이 섬에 사는 아주 평범한 아이이다. 하지만 지도 제작자인 아버지로부터 조야섬에 관한 다양한 전설을 듣고 자랐고 이사벨라는 이 모든 전설이 그저 꾸며진 이야기가 아닌, 실제 역사를 은유화한 신화라고 생각한다. 아주 옛날 조야섬에 닥친 위기에서부터 구해 낸 아린타라는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이사벨라는 가장 좋아한다. 그리고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그 전설 속 이야기처럼 조야섬에 위기가 닥친다.


"이사벨라, 모든 건 다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습성이 있거든. 그걸 순환이라고 해. 계절, 물, 인생, 어쩌면 나무까지도 다 돌고 돈단다. 돌아가는 길을 찾기 위해 항상 지도가 있어야 하는 건 아이야. 물론 지도가 있으면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155p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신비롭고 매혹적이며 모험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저 신나고 즐겁기만 한 이야기가 아닌 깨달음을 주고 진정한 우정이 무엇이며 "행동하는 용기"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이었다. 책 속에 진정으로 악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있지만 자식을 위해, 혹은 대의를 위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행동을 용기로 보여준다. 그 부분이 가장 감동적이지 않았나 싶다.


책은 무조건 싫다는 아이들도 있는데 누군가의 희생이 자발적인 것이라면, 그것이 단 한 사람을 위한 것이든 좀더 큰 무언가를 위한 것이든 그 희생 자체가 얼마나 커다란 용기인지 우리는 깨닫게 된다. 때문에 그 용기가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비록 감정은 슬플지라도 그 안에 담긴 의미의 소중함을 알기에 울컥하는 장면을 뒤로 하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긴~ 한숨을 쉬게 되는 것 같다. 좋은 책은 이런 책이 아닐까!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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