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공부는 정말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과 인물에 집중하다 보면 전체 흐름을 모르겠고 커다란 줄기를 따라 흐름에 집중하다 보면 그 시대를 살았던 당시 사람들의 생각이나 생활상이 잊히기 일쑤이다. 그래서 역사는 이 씨실과 날실을 잘~ 엮어서 함께 나아가야 하는 작업으로 느껴진다.
특히 고려가 그렇다. 우리나라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고려"라는 나라는, 지금과 그리 멀지 않아 중요한 조선보다 앞서 있고 역사를 시작할 때 처음부터 진행하다가 지칠 때 쯤 등장하기 때문인지 대부분 간단히 중요 사건만 짚고 넘어가게 된다. 3번의 외세 침입이 있었고 나라 안으로는 정치적 권력에 따라 혼란스러웠다. 무엇보다 마지막 몽골의 침입에 무너질 듯 이어온 나라이기에 그 안까지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다.
<고려 거란 전쟁>은 앞선 두 번의 외세 침입 중 "거란"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보통 고려 거란 전쟁은 다시 세 번으로 나누어 어떻게 막아내고 무엇을 얻고 어떤 성을 쌓았는지로 압축되고 그렇게 넘어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한 줄로도 요약 가능한 이 거란 침입에 대해 이렇게까지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무엇보다 고려에서만이 아닌, 거란과 송의 정세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