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크 - 한쪽 눈만 뜨고 학교에서 살아남기 미래주니어노블 12
롭 해럴 지음, 허진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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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표지와 제목, 부제 등을 보고서는 뭔가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그저 슬쩍 참고 넘어가는 기술 같은 내용들이 담긴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 윙크는 상징이나 비유 등이 아니었고 어쩔 수 없이 진짜로 눈을 감을 수밖에 없는 로스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소설이 아닌 것은 아니다. 다만 작가 본인이 겪었던 병을 주인공 로스에게 투영하였고 작가 친구의 딸이 겪었던 상황을 함께 녹여내었기 때문에 훨씬 더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로스가 한 쪽 눈을 감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름도 어려운 눈물샘 어쩌구 희귀암에 걸렸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 이제 중학생이 겪어야 하는 일로는 너무나 험난한 일이다. 그저 조용히 학교 생활을 하기를 바랐던 로스는 어쩔 수 없이 관심의 한가운데 서게 된다. 그리고 그 관심은 처음엔 배려나 위로였지만 점점 참을 수 없는 형태로 이어진다.

앞에서 얘기한 대로 이 소설은 작가 롭 해럴이 자신이 겪었던 암 치료 과정을 로스에게 그대로 투영했다. 반면 자신이 이런 일을 겪었을 때는 37살로 어느 정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나이였고 항상 곁에서 든든히 받쳐 줄 부인도 있었지만 친구 딸의 경우, 아직 어린 나이에 감당해야 했을 어려움과 "학교"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어릴수록 더 잔인해질 수 있는) 헤쳐나가야 하는 외로움이 있었다. 먼저 경험했던 선배로서 작가는 같은 병을 겪는 친구 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 소설을 통해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때문에 소설은 무척 현실적이다. 나 또한 2년 전 엄마를 뇌종양으로 잃어 그 과정을 잘 알고 있다. 로스가 방사선 치료를 받는 과정을 읽고 있으니 저절로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로스에게 더욱 감정이입될 수밖에. 작가의 의도대로 로스에겐 가족 외에도 절친 애비도 있고 새로운 길을 알려 줄 멘토같은 어른 프랭크도 있다. 비록 학교에선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그게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고 응원해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힘들 때 누군가는 힘을 내라고 말해주는 게 그렇게 싫다고 하던데, 나는 그럼에도 힘 내라고 말해주는 게 관심이 없는 것보다, 장난거리나 웃음거리, 수다거리로 삼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치료 과정 중에는 그 무엇보다 힘을 낼 필요가 있을테니. 스트레스 훌훌 털어버리고 힘 내서 완치될 수 있기를~ 아픈 모든 이들이 힘 낼 수 있기를!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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