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여자다 동화 쫌 읽는 어린이
혼다 큐사쿠 지음, 이치이 미카 그림, 강물결 옮김 / 풀빛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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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책을 읽고는 내게 달려와 얼른 같은 작가의 시리즈 책이 있는지 찾아보란다. 최근 읽었던 책 중 최고로 재미있는 책이라면서. 이런 책은 자주 있지 않다. 평소엔 별로라거나 그냥 그렇다거나 좀 재미있었다거나. 시리즈로 다~ 사달라! 하는 책은 정말 아이에게 띠용~하고 전류가 흐른 책이다. 아이는 <그래, 나 남자다>나 <그래, 나 어른이다> 혹은 <그래, 나 아이다> 같은 시리즈가 있지 않냐면서 그런 시리즈가 있으면 꼭~ 사달라고 한다. ㅋㅋㅋ 하지만 동시에 나는 조금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아마 아직은 없을 거라고 대답했다. 왜냐면 분명 이 책은 차별에 대한 책일 테고 그렇다면 가장 먼저 씌어진 책일 테니까.


그림체에서부터 제목의 글씨체 같은 것들이 무척 일본스러운데 그런 것들이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다. 그보다는 소제목을 읽으며 내용을 추측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든가 각 내용의 전개 등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 "그래,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나는 오늘 2교시까지는 남자였다. 하지만 3교시부터 여자가 됐다."...3p


겉표지를 넘기면 두꺼운 글씨로 이 문장이 덜렁! 씌여져 있다. 그리고 본 이야기에 들어가면 그 이유가 밝혀진다. 평소 분홍색을 좋아하던 스바루는 미술 시간에 마음대로 하늘을 그려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사막의 하늘을 떠올리고는 분홍색 하늘을 칠한다. 그런데 같은 반 친구 스즈키가 자꾸 이상하다며 딴지를 건다. 분홍색은 여자나 좋아하는 색이라면서. 스바루는 그 놀림을 참다 못해 "그래, 나 여자다. 불만 있어?"라고 답해버린다. 그 이후 점점 소동에 휘말려 누나들의 블라우스와 치마까지 입고 학교에 오게 된 스바루. 스바루와 반 친구들은 이 소동을 통해 무엇을 배우게 될까?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이 무척 참신하고 좋았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본다는 건, 언제나 생각뿐이지 정말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바루는 정말 여자아이가 되어봄으로써 여자 아이들의 고충이나 마음 같은 것들을 깨닫게 되고 그것이 스바루 본인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 전체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정말 좋았다.


우리집 둘째가 어린이집에 가서 곰 세마리 동요를 배워왔을 때, 2절로 직접 개사해서 노래를 불러주시던 선생님은 아이의 질문을 받았다. 아빠 곰은 신문 보고, 엄마 곰은 설거지를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집은 엄마가 신문을 보고 아빠가 설거지를 한다고. 왜 노래는 다르냐고. 집에 와서도 왜 노래 가사가 그러냐고 몇 번을 물었는지 모른다. 때문에 선생님과 면담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가정에서 성 역할에 상관없이 생활하고 보여주어도 아이들은 밖에서 여러 반응이나 말, 행동 등을 통해 어느새 성 역할에 익숙해진다. 그렇지 않다고, 그보다는 자신이 진정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위해 행동하는지를 깨닫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래, 나 여자다>는 보여주고 있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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