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 먹는 하마 꿈터 어린이 36
이나영 지음, 노은주 그림 / 꿈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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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집 둘째는 툭하면 거울을 보고 뱃살을 주무른다. 7살까지만 해도 홀쭉하니 엄청 잘 먹어도 잘 안찌는 아이였는데 코로나 이후 먹는 것이 줄지는 않았는데 집에서 뒹굴거리니 자꾸만 뱃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자기 배가 아빠 배와 똑같아졌다고 무척 신경쓰는 눈치다. 우리는 예뻐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운동하러 나가자고 자꾸 꼬시지만 역시나 움직이는 건 싫어한다.


[ㄹ 먹는 하마]는 마치 그런 우리 둘째와 비슷한 공주은에 대한 이야기이다. 얼굴엔 주근깨가 많고 먹는 걸 좋아해서 워낙 잘 먹다 보니 여기저기 살들이 붙었다. 지금까지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새로 전학 온 이루미와 비교하고선 조금씩 자신의 모습이 싫어진다. 나도 주근깨만 없으면~, 나도 살만 좀 빠지면~ 이루미처럼 예뻐보이지 않을까? 하고.




그러다 공주은은 바자회에 너무 늦게 가서 하나 남은 습기 제거제를 구입해 온다. 오래 됐는지 군데군데 스티커도 떨어져 나가 이름이 "ㄹ 먹는 하마"인 습기 제거제. 그러다 우연히 원피스 얼룩이 지워지는 것을 본 주은이는 이 습기 제거제가 진짜 습기 제거제가 아닌, 원하는 것을 없애주는 마법의 제거제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하나씩 없애나가기 시작한다. 우선은 얼굴에 점점이 박힌 주근깨부터!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자신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이 변화가 좋은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더할 바가 없겠지만 외모를 바꿔야 날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여기도 마음에 안 들고, 저기도 마음에 안 들고, 게다가 예쁘다의 기준은 도대체 어디 있는지~. 이것저것 바꿔가다 보면 자기 자신의 모습은 남아있지 않게 될 거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나의 외모가 아닌 나의 내면을 좋아하는 것일 텐데 말이다.


공주은도 그것을 깨닫게 된다. 이루미처럼 하늘거리고 예쁘고 얌전한 모습이 아닌, 신나게 떠들고 잘 먹고 누구와도 잘 어울려 놀 줄 아는 공주은 자체로서 빛이 난다는 사실을. 좋지 않은 습관이 있다면 조금씩 고쳐나가야 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면 그 단점보다 장점을 키우는 것이 옳다.


요즘 둘째와 저녁마다 줄넘기를 하러 나간다. 그 누구보다 못하는 줄넘기 실력을 키울 수도 있고 한 손에 잡히는 뱃살을 좀 줄일 수도 있어서다. 아이는 거기에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도 즐거운 것 같다. 무엇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에 대해 이야기 나눠봐야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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