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보물창고 햇살어린이 81
김은옥 외 지음, 양예린 그림 / 현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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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때에는 고민 없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기만 할 것 같지만 아이 나름대로의 고민도, 걱정도 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그당시 기분 나빴던 일이나 걱정, 고민 등은 조금씩 사라지고 아주 즐겁고 행복했던 일이 더 많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런 추억들은 아이에게로, 손자 손녀에게로 전해지기도 한다. 어릴 적 할머니에게 들었던 많은 이야기들이 전래동화보다는 할머니의 실제 이야기가 더 많았던 것을 보면 분명 그렇다. 그리고 그런 실제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옛날을 상상할 수 있게 하고 엄마나 할머니와 연결지어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아버지의 보물창고>는 그런 실제 이야기의 힘을 믿고 쓴 동화집이다. 다섯 작가의 노력으로 각자 자신들의 어린 시절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동화 형식으로 다시 재구성하여 실제 이야기를 만들었다. 각 작가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각자의 추억도 달라서 일단 읽는 재미가 있다.




동화집을 읽다 보니 이야기를 전달하는 작가들의 어린 시절은 조금 옛날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조금 혹은 많이 낯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책 속의 주요 소재들인 우물이나 십자매, 늦은 귀가 등 공유하는 추억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나의 경우 옛 추억에 잠겨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초등 2학년인 둘째는 처음 이 책을 보고는 "재미없겠다"라는 평을 내렸다. 표지가 그렇게 생겼단다. 아직 어리고 웃기는 것만 좋아하는 요즘 아이다운 반응이다. 하지만 엄마가 책을 읽는 표정이 무척 흐뭇했는지 슬금슬금 다가와 재밌냐고 묻는다. 엄마가 어릴 때 겪었던 일하고 비슷한 일이 많아서 엄마는 정말 재밌다고 했더니 그럼 자기는 어떻게 읽냐고 한다. 엄마가 어릴 대 겪었던 일을 이야기해주거나, 혹은 할머니가 이야기 해주신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좋겠다~ 하니 자신도 읽어본단다. 하지만 솔직히 저학년 아이들보다는 고학년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 정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어릴 땐 별 것 아닌 것도 재미있었고, 반대로 별 것 아닌 것에 화가 나고 걱정도 되고 고민도 됐다. 시간이 흐르자 그 모든 것은 아름다운 추억이 됐다. 누군가 미웠던 일도 어른이 된 지금은 그를 용서하거나 오해를 바로잡아 미안함을 전할 수 있게 됐다. 그만큼 마음자리가 커졌기 때문이리라. 다섯 작가의 추억 한 편, 한 편을 들여다 보며 아주 오랫만에 추억 여행을 한 기분이다.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기억 속으로.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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