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은둔의 역사 -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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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2시가 되어야 비로소 나만의 시간이 된다. 가장 어린 둘째가 9시쯤 잠들면 남편이, 그 다음엔 첫째가 다가와 일일 보고를 한다. 12시가 되면 자야 하는데 하루종일 내 시간 없이 하루를 마무리할 수 없어 조금씩 미루다 보니 어느새 취침 시간이 새벽 2시쯤이 되어버렸다. 자는 시간을 줄여 다음날이 조금 피곤하더라도 그 시간은,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도대체 그 혼자만의 시간이 뭐길래 어느새 내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되었을까. 하루종일 시달리고 쌓인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로를 조용히 갈무리하는 시간이다. 대부분은 책을 읽으며 생각을 다듬지만 때론 멍때리기를 하기도 하고 쌓아둔 물건을 정리하거나 해야할 일을 계획하기도 한다. 이런 시간이 없다면 다음날이나 앞으로의 시간들을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나만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가족이 함께 모이는 거실이 점점 줄어들고 개인이 사용하는 방의 크기가 늘어나는 추세가 그 사실을 뒷받침한다. 개인주의나 이기주의를 걱정하기 전에 어째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한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낭만적 은둔의 역사>는 언제부터 사람이 혼자인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는지, 어떤 방법으로 그 시간을 보냈는지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마치 논문인 것처럼 보이던 이 책은, 그러나 다양한 작가들과 유명인, 문학 작품을 통해 그 사례를 증명하고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또한 나처럼 혼자인 시간이 너무나 중요한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흥미를 일으킨다. 때문에 아주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읽었던 것 같다.


책에 따르면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였던 사람들이 처음 혼자가 된 것은 "산책"을 통해서였다고 한다. 그 산책을 통해 사람들은 풍경을 감상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처음 그 산책은 때론 모험으로, 때론 도전으로 발전하기도 했지만 근대 언저리에서부터 시작된 그 행보는 지금까지 전체 중에 혼자인 상태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고의 행동으로 인정된다. 그 외 수집같은 취미 생활도, 강요로 주어지는 독방 생활이나 영적인 회생을 위한 시간이나 병중 생활에까지에서도 사람은,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다. 이렇게까지 다양하게 다방면으로 혼자되기에 대해 전문적이고 역사적으로 다룬 책이 있을까.


외로움과 고독은 분명히 다르다. "고독은 집단 속에 있지 '않으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의 상태다."(...295p)는 작가의 말처럼 고독의 시간을 온전히 보낼 수 있어야 집단 속에서 제대로 생활할 수 있음을 느낀다. 그 시간동안 우리는 분명 살아갈 힘을, 이 세계에 대한 깨달음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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