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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평점 :
알퐁스 도데의 단편은 국민학교 시절부터 "별"이나 "마지막 수업"을 통해 익히 알고 있던 작가였다. 아주 나중에,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이라는 작품을 접하고는 그 어떤 작품보다 훨씬 더 서정적이고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번에 만난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알퐁스 도데의 단편집이다. 같은 제목의 책이 있는데 뒤편의 작품 해설을 보니 이번 책이 프로방스어와 라틴어까지 정확히 해석하였고 초판본 그대로 24편 전체를 완역한 책이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풍차 방앗간의 편지>를 읽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이 그저 단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 첫부분 머리말에 느닷없이 프랑세 마마이가 나타나서 얼마나 놀랐는지! ㅎㅎ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에서 그 영감의 비밀을 이야기해 주는 인물, 프랑세 마마이의 아들이 머리말에 나타나서 작가(알퐁스 도데일 수도 혹은 작가가 지정한 또다른 소설 속 주인공 도데일 수도)가 이른바 그 코르니유 영감의 풍차 방앗간을 넘겼다는 내용이 나온다. 머리말부터 매력적인 작품은, 정말 오랫만이다. 그리고 그제서야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이 어떻게 시작됐는지가 기억난다.
그러니까 이 소설집은 알퐁스 도데의 고향인 프로방스 지역에서 작가가 지내면서 겪은, 혹은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엮은 연작 소설집이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음 편에 연결되거나 영향을 끼치지는 않으나 "작가"가 중심에서 튼튼히 자리잡고 풍차 방앗간이 자리한 프로방스의 자연과 옛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프로방스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를 알퐁스 도데가 조금씩 선명하게 해 주는 것이다. 그러니 알퐁스 도데는 프로방스 지방에 대해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향수 가득한 글을 쓰는 작가일 것이다.
글의 스펙트럼이 넓다. "별"이나 "노인들"처럼 동화같은 아름다운 이야기에서부터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처럼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담은 이야기, 주위에서 들은 다양한 이야기들은 마치 톨스토이의 교훈적 단편같은 느낌도 나고 수사들에 대한 이야기는 풍자가 가득하다. 책을 읽고 있자니 작가의 프로방스에 대한 사랑이 절로 느껴진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