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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크리스마스 ㅣ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3
쥬느비에브 브리작 지음, 조현실 옮김 / 열림원 / 2021년 12월
평점 :
크리스마스가 뭐 별 건가? 교회를 다닌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크리스마스는 그저 조금 즐길 수 있는 하루 중 하나다. 물론 이런 나의 생각이,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과는 다를 수 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이고 온전히 혼자 감당해야 한다면.
<엄마의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부터 크리스마스 다음날까지 한 엄마와 아이가 보낸 크리스마스를 다룬 이야기이다. 아이의 나이는 나오지 않는데 아이의 대사를 봐서는 이제 막 유아를 지났지만 청소년은 아닌, 독립성을 지니기 직전의 나이가 아닐까 생각했다. 아이는 끊임없이 엄마를 재촉하고 원하는 바를 말한다. 엄마가 제안하면 무안해질 정도로 무시하거나 따박따박 따지며 몰아간다. 그런가 하면 엄마는 "한 대 갈겨줄 수도 없었다"(...34p)며 속으로 삭이고 소리를 질러 맞대응을 한다. 처음엔 도대체 이 아이와 엄마는 어떻게 된 거지~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곧 비슷했던 시간을 떠올린다. 내게는, 아이가 이제 막 말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고 주체성을 갖기 시작한 3살 내외 무렵이었다.
나만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 누크에게는 자신의 직장인 도서관이다.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듯한 여자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고 책을 통해 성찰을 하고 잠시나마 숨을 쉴 수 있는 곳. 하지만 누크는 아들 으제니오에 대한 걱정을 놓지 못하고 전화가 오거나 퇴근할 때면 뛰어가며 서두른다. 그리고 다시 둘의 신경전같은, 하지만 둘만의 생활을 이어간다.
왠지 알 것 같았다. 좀더 나은 생활을 하고 싶긴 하지만 일상에 눌려, 매일 피곤에 찌들어 생각만 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알면서도 막상 아이를 마주하고 하루 세 끼와 처리해야 하는 수많은 가사일과 그밖에 놓치면 안되는 일까지 아둥바둥하면 어느새 아이에 대한 사랑은 있지만 그 애정을 표현하지 못하기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지치기도, 어느새는 그저 이 시간을 버티기만 하자~로 바뀌어버리는 것이다.
아이를 홀로 키운다는 건(남편이 있건 없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가끔 전혀 앞이 안 보일 때가 있다"(...271p) 그래도 아이를 사랑하니 어떻게든 버티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누크의 절망이 계속 이어지진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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