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
요 네스뵈 지음, 구세희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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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책장에 오랫동안 꽂혀있는 표지를 보며 정말로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더글러스 캐네디"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표지 그림이 딱! 그랬기 때문에. 책을 이제야 읽으려고 첫 장을 펴보고선 얼마나 놀랐는지! "요 네스뵈"라니! 요 네스뵈는 형사 해리 홀레시리즈의 <스노우맨>을 통해 알고 있는 작가이다. 숱하게 읽어봤던 추리, 미스터리 소설들 중 단 한 권만으로 작가 이름을 기억하게 했던 작가. 내용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북유럽 특유의 감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한 사건 자체보다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감성도 무척 인상적이었기 때문.


따라서 표지와 띠지를 통해 이 책에 가졌던 첫인상에 계속해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 책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기보다 한 사건을 풀어내야 할 추리, 미스터리로 흐르겠구나~하고. 하지만 책의 반을 읽어갈 때까지 도대체 어떤 사건이 주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속으론 열등감이 어마어마한 한 남자가 겉으로 허세를 부리는 이야기로만 보여졌기 때문이다. 360여 페이지 중 너무 많은 부분이 모든 사건의 설정이다. 그때까지는 정말 끝까지 읽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너무나 많은 고민을 했음을 인정해야겠다. 그래도 앞서 읽었던 책의 감상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기에 꾹~ 참을 수 있었고 후반부 몰아치는 이야기 전개로 정말 숨쉴 틈 없이 읽어낼 수 있었다.


키도 작고 못생기고 어린 시절 사랑도 받지 못하고 자란 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의 직업은 헤드헌터. 업계에서 뛰어난 업적으로 인정받고 미모의 아내까지 얻은 그는 현재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이다. 지금 현재는 이렇게 최고의 위치에 있지만 그는 늘 불안하다. 자신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아내의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그는 이중생활을 한다. 그림을 훔쳐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 그러던 어느 날 그 앞에 루벤스의 숨겨진 그림을 가진 뛰어난 능력의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의 전직은 군대에서 사람을 찾아내는 사람 사냥꾼이다. 뛰어난 고객일 거라고 생각했던 이 남자의 등장 이후, 로베르의 모든 일이 뒤죽박죽되기 시작한다.


"생각하는 건 힘들었다. 그냥 모든 걸 포기하고, 단념하고, 운명이라는 엄청난 힘에 저항하지 않는 편이 훨씬 더 쉬웠다. 다만 바보 같고 사소한 운명에 끌려가는 건 너무나 짜증나는 일이다. "...214p


지나갔던 한 문장, 상황이 뒷부분의 모든 해결 실마리가 된다. 그 모든 걸 놓친 나는, 왜 드라마는 잘도 맞추면서 이렇게 추리, 미스터리 소설은 읽었고, 기억하면서도 추리가 안되는지 한탄한다. ㅎㅎ 그저 작가의 이야기 솜씨에 감탄할 수밖에. 오랜만에 심장 쫄깃해하며 푹 빠져 읽었다. 비록 추리에는 실패했지만. 다 읽고 나니 앞부분의 살짝 지루함이 그저 아쉬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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