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뷰티 (완역판)
애나 슈얼 지음, 이미영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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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퍼블릭 북스의 책들을 한 권 한 권 접하다 보니 표지부터 작품 선정까지 어느새 믿고 읽는 책이 되었다. 이번엔 1877년 발표되었다는 <블랙 뷰티>인데 지금은 자주 접할 수 있는 동물의 관점에서 씌여진 첫 영어 소설이다. 사실 말이 주인공인 작품이라고 해서 제일 먼저 떠올렸던 건 마이클 모퍼고의 <조이>였다. 모퍼고는 대단한 서사를 이끌어가는 작가이기에 전쟁 속에서 버티고 살아남은 조이의 일생이 마치 한 사람이 겪은 파란만장한 일생처럼 다가왔다.


<블랙 뷰티>는 다르다. "소설"이라기보다는 마치 "수필" 같다. 블랙 뷰티가 태어나 엄마 품 속에서 자란 기간과 그 이후 자신의 일생을 겪으며 생각하고 느끼고 깨달은 것을 일상과 함께 담담히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훨씬 더 감동적이었다. "말"이기에 주인에 따라 하루하루와 노동의 양과 처우 등이 달라진다. 블랙 뷰티는 다행히 건강하고 잘 보살핌을 받았기에 좋은 성품과 좋은 습관을 가지게 되고 이런 것들은 이후 그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인간들은 어릴 적의 보살핌에 따라 달라지는 이후의 것들에 관심이 없다. 그저 짐승이기에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매"로 다스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블랙 뷰티>는 이러한 상황을 말의 입을 통해, 혹은 그들의 좋은 주인을 통해 독자가 깨닫도록 하고 있다.


"그가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면 어떻게든 견뎌보려 했을 거야. 나는 일할 의지도 있고 열심히 일할 각오도 되어 있었다고. 내가 고통받는 것이 순전히 그들의 욕망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니 화가 났어."...46P

"단지 몰라서 저지른 일이라고? 단지 몰라서? 어떻게 단지 몰라서 저지른 일이라고 말할 수 있지? 세상에서 사악함 다음으로 나쁜 것이 무지함이란 사실을 모르는 건가? 아무도 모르게 제일 나쁜 짓을 하는 게 바로 무지함이라고!"...114p


<블랙 뷰티>엔 편견이 없다. 부자이고 신분이 높아서 나쁜 사람도 아니고 가난하고 무식하다고 나쁜 사람도 아니다. 동물에 관심이 많고 애정을 줄 줄 아는 이들은 모두 말을 사랑하고 합당하게 대우해주는가 하면 그저 수단과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잔인함의 끝을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책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그런 행동을 한 사람들은 언젠가 불행해질 거라고.


작가 애나 슈얼은 14살에 발을 다쳐 거동이 불편해졌기 때문에 평소 말이나 마차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 그는 평생동안 자신의 곁에서 대신 다리가 되어준 말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동물인지 알려주기 위해 <블랙 뷰티>를 집필했다고.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말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말을 가까이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나조차도 한 마리 두고 쓰다듬어주고 싶을 정도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설이었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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