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 - 개정판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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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이 지나가며 "예쁘다!"라고 할 만큼 감각적인 표지와 그에 어울리는 제목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이다. 책에는 책과 꼭~ 한 쌍일 것 같은 예쁜 북마크가 함께다. #교보문고 온라인 주문 시 증정되는 책갈피. 게다가 표지 속 작가님의 아름다운 글귀까지.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은 "장면집"이다.


추억을 떠올릴 때 어떤 스토리가 아닌 "장면"으로 기억하는 것들. 그 당시엔 애써 무시했거나 중요치 않다고 판단했던, 그런 장면이 시간이 흐른 뒤에는 너무나 중요했던 순간임을 알게 될 때의 느낌들. 그런 소중한 순간들을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담아냈다.


처음엔 이리 저리 튀는 글의 방향 때문에 집중을 잘 하지 못했는데 차분히 읽다 보니 장면이 보이고 공감이 되고 나도 그랬지...하는 순간이 왔다. 작가의 기존 책들을 살펴 보니 대부분 단상집이었다. 단상이라고 하기엔 작가 본인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고, 본인의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형식 또한 시인 것 같다가 단편소설인 것 같다가 그냥 짧은 에세이 같은 것까지. '아, 그래서 장면집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공감했던 글은 "비겁한 나이". 시 형식으로 씌인 이 글에 처음 공감하고부턴 좀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나 또한 장면, 장면으로 다가가면 되겠구나...싶어서. 나름의 합리를 찾고 조금 떨어져 다른 사람들을 보고 자기 위안부터 하게 되는, 비겁한 나이... 마치 그것이 어른인 양 순수하지 못한 자신을 합리화하는 이 시에, 그것이 아니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스스로 돌아보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책 속 화자들, 주인공들은 대체로 고민을 통과하는 중이고 누구와 함께 하기보다는, 함께 하고 있다 하더라도 "외로움"이 짙게 느껴진다. 스스로 밀어내는 중일 수도, 다가가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주류에 속하지 않아서, 그보단 아주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것들에 더 신경쓰이고 그런 것들이 더 소중해서.


T하고는 얘기 못하겠다고 하던 큰딸의 말처럼 나이도 들고, 다소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이라 이렇게 감성적인 글을 아주 오랜만에 읽었다. 이 맑은 가을에 다소 말랑말랑해진 것 같다. 아마 한창 감성에 빠져있을 20대나 힘든 한중간을 지나고 있을 사람들에게는 훨씬 더 큰 감동을 주리라 생각한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언젠가머물렀고어느틈에놓쳐버린 #가랑비메이커 #문장과장면들 #감성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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