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모션증후군을 가진 남자
안현서 지음 / 박하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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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모션증후군 :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감정을 억누르려는 심리 현상.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인터넷으로 찾아본다. 슬플 때 우는 대신 입술을 깨물거나 손으로 입을 막는다면, 민모션증후군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런 게 진짜 있다니, 작가가 만들어 낸 설정인 줄 알았다. 왜냐면 울음 대신 억지로 참아 본 경험이 나도 꽤 있으니까. 다들 그러지 않나? 상황에 따라서. 그러니까 여기서의 포인트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대체로,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하고 스스로 억누른다는 데 있다.


소설 속 주인공 '나', 서윤은 민모션증후군을 가진 청년이다. 미대를 다니고 있는 서윤의 전시회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1인칭 시점이지만 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고 그런 그를 이해해주는 이도 없어 우울한 정서가 가득하다.그가 민모션증후군을 가지게 된 이유는 부모님의 이혼이 가장 크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당한 배신에 서윤은 어쩔 줄을 모르고 그 다음 사랑을 주었던 고양이가 죽으면서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닫아버린다. 그런 그 앞에 유안이라는 여인이 등장한다. 교수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이해받지 못한 전시회였는데, 그 마지막 날 나타난 유안은 마치 서윤의 마음을 꿰뚫어보듯 자신이 붙이지 못한 제목과 해석을 하며 그림을 사고 싶어 한다. 서윤은 마치 난생 처음 이해받는 듯한 느낌에 오랫동안 닫아두었던 마음을 연다. 그리고 떠나는 유안을 붙잡기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린다.


여기까지가 1부의 내용이다. 사실 90페이지 정도 되는 이 챕터 1을 읽으며 '아~ 잘못 선택했다. 책 소개를 좀 자세히 읽어볼 걸~!'하고 이 책을 "책장파먹기"로 선택한 걸 후회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책 소개를 다시 읽어봐도 아마 잘 몰랐을 듯하다.ㅎㅎㅎ 대신 역시 "책장파먹기" 책으로 선택한 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안 그랬으면 뒷부분 읽지도 않고 던져버렸을 테니~^^


챕터 2가 시작됨과 동시에 "헉!"하고 숨이 들이마셔진다. 사실 챕터1에서 이 작가가 어쩌려고~! 하긴 했으나 이런 전개가 이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아~ 말하고 싶다...ㅋㅋㅋ 이 반전!!! 이때부터는 정말 숨도 못 쉬고 읽었다.


챕터 1에서 긴가민가했던 '나'의 성격, 증후군이 챕터 2를 통해 완성되고 뒷부분으로 갈수록 주인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다른 등장인물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작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책을 읽을 때 앞 표지에서부터 책장 날개를 모두 읽고 나서야 본문에 들어가는 사람으로서... 이번 책만큼은 작가 소개를 읽지 말았을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이 젊다 못해 어린 작가가 썼다는 사실이, 자꾸 나를 꼰대짓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특히 챕터 1 읽을 때는 아주 심했다. 역시 어리니까 이정도....하면서. 챕터 2를 넘어가며 스스로 반성했다. 물론 마지막부분에서는 권선징악을 표방하는 청소년소설 같은 느낌이 없지 않으나 전체적인 소설을 봤을 때는 구성과 사건, 인물의 성격 등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이 소설이 두 번째라니! 이후의 소설이 출간되지 않은 걸로 봐서 대입으로 바빴거나 싶은데 진심으로 다음 작품 구상중이신지 궁금하다.


얼마 전 일본의 어린 작가 소설을 읽으면서도 감탄했는데, 우리나라에도 있다고, 이렇게 전도유망하고 훌륭한 작가가! 하고 소리치고 싶었다. ㅎㅎㅎ 젊은 작가의 훌륭한 작품, 기대한다.


#민모션증후군을가진남자 #장편소설 #안현서 #삶의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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