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철학하는 여자, 소크라테스만 철학입니까
황미옥 지음 / 더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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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력이 무척 특이하다. "이민 1.5세대. 9.11 테러를 경험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24살에 경찰"이 된 사람.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9.11에서 살아남았다니, 그 트라우마가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내가 다 가슴이 아프다. 그런데 이 "매일 철학하는 여자" 황미옥 님은 그 트라우마를 자신이 성장하는 밑거름으로 만든 듯하다. 그 지옥같은 곳을 피해 도망나오면서 반대로 아비규환 속으로 들어가는 경찰들과 소방대원들을 보며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하니 말이다. 그리고 그 다짐을 이뤄내고 말았다. 그것도 이곳, 한국 땅에서.


이 책 <소크라테스만 철학입니까>는 그 황미옥 님의 일상을 담은 인문 도서이다. 그야말로 저 표지 속 소제목 "매일 철학하는 여자"라는 문구가 딱 맞아떨어진다. 14년차 현직 경찰이자 결혼 10년차인 이 저자는 둘째를 출산하고 육아 휴직 1년을 받아 생활하는 동안 마냥 자신의 몸을 회복하기 위해 쉬지 않는다. 그 전에 생활하던 루틴 그대로를 유지한다. 다만 조금씩 목표를 조종했을 뿐이다. 누구나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실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세상에 기여하며 살 수 있는지", "좀더 성장한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쉬지 않고 고민했기 때문이다.


"해답은 일상 속에서 찾아야 한다. 일상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답을 찾는다면 분명 길은 보인다."...26p


이것이 철학이다. 문제점을 찾아 해답을 얻기 위해 생각하는 것. 사람은 어떤 변명을 대면서라도 편해지려고 하기 마련인데 이분은 그런 자신을 꾸짖고 더 나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다. 그런 모습이 감동을 일으킨다. 무엇보다 누구나 생각은 할 수 있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긴다는 점이다.


너무 달려가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다시 목표를 재설정하고 생활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곁에서 책을 놓지 않고 그 책 속에서 어떤 교훈이라도 찾아 그것을 일상에 적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철학책이자 인문 도서이다.


어떻게 보면 한 개인의 너무나 내밀한 이야기들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 안엔 한 사람의 고민과 노력, 해결책 등을 통해 어떤 식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단지 이 책에서뿐만 아니라 이분의 생활 자체가 이 책과 같기 때문인지 주변에 영향을 받고 배우고자 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인문 도서와 철학 도서가 인기가 많아졌다. 공부를 위해서는 어려운 책을 잡아보는 것도 좋지만 이제 막 시작이라면 이렇게 공부 의지를 뿜어내는, 조금은 가벼운 인문 도서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작가와 비슷한 상황이라면(육아 중이거나 맞벌이 중이어서 고민이 많다면)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날 실마리가 보일 수도 있을 테니.


다만 비슷한, 하지만 10년 이상 더 살아온 선배로서 조금 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온 만큼 더 열심히 살고 싶은 의지는 좋지만 작가 본인이 이야기한 것처럼 잠시도 쉬지 않고 달리다 보면 놓치고 마는 것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 이 후기는 책방통행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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