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멜리아 에어하트"라는 이름을 알게 된 건, 아이들 책을 통해서였다. 여성 위인들을 모아 소개하는 책이었는데 대부분 한 번씩 들어봤음직한 이름들 중에 내게는 낯선 이름 하나가 바로 아멜리아 에어하트였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적어도 우리집에서는, 유명인이다. 또 한 권의 그림책을 통해 둘째의 무한 애정을 받고 있기 때문.
아멜리아 에어하트에게는 "여성 최초 대서양 횡단"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여성 비행사가 많지 않던 시절, 아니 여성이라는 성별을 지녔기 때문에 받는 교육도 다르고, "하지 말라"는 것들이 훨씬 많던 시절,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비행사가 되고 혼자 힘으로 대서양을 건넌 여성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놀랍다.
<펀 오브 잇>은 바로 그런 그녀의 자서전! 게다가 국내 최초 완역이다. 짧게 약력으로 이어진 줄거리로 읽었던 그녀의 삶을 아주 생생하게 그녀 자신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책이다. "즐거움을 향해 날아오르다"라고 제목을 번역한 듯한데 한 권을 읽고 보니 정말 찰떡같다.
자서전이므로 어린 시절부터 설명하는데 그녀의 어린 시절을 보니 태어나며 갖고 있던 천성과 부모님을 비롯한 환경이 아주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가만히 앉아 조용히 노는 것보단 밖에 나가 뛰는 등의 운동을 좋아하고 "이래야 한다"라는 사회의 요구 정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성격과 그녀가 무엇을 원하든 적극적으로 말리거나 못하게 하지 않고 지켜보는 걸 선택한 가족들이 그렇다. 비록 그녀는 더욱 적극적인 지지를 원해지만 그당시의 사회를 생각하면 조용히 중고 비행기를 사 주신 것만으로도 대단해 보인다.
무엇보다 그녀의 행보가 무척 인상적이다. 지지를 받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돈을 벌어 학원에 등록하고 남들의 시선이 계속해서 자신을 얽매어도 꿋꿋이 버틸 수 있었던 용기! 그런 것들이 그녀에게 기회를 만들었을 것이다. 비록 처음엔 직접 조종간을 잡을 수 없었더라도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게 해 주었고 그 다음부터는 더욱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