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읽지 마 내 손으로 만드는 나만의 책
니카라스 캐틀로 지음, 최정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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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어마어마하다. 표지만 그런가? 제목도 도전적이다. 책인데, 읽지 말라니.ㅋㅋㅋ 표지 속 문구를 들여다 볼까? "내 손으로 만드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은 부제이다. 왜냐면 이 책은 자기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고 꾸며서 내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다른 문구를 보면~ "이 책을 쓰레기로 만들어 버려!!!" 쓰레기라니~ ㅎㅎㅎ 표현이 너무 재미있다. 마음껏 사용해도 괜찮다는 얘기겠지? "낙서 대환영! 읽는 사람 바보!" 같은 문구도 마찬가지다. 예쁘게 사용하지 말고 정말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뜻.


아이에게 이 책을 주면서 처음부터 표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여기 보이는 낙서니~ 쓰레기니 하는 거 진짜니까 정말로 마음껏 사용해 보라고. 평소, 책 구기는 거, 낙서하는 거, 떨어뜨리는 것도 싫어하는 엄마가 마음대로 하라고 쥐어줬으니 아이는 진짜 그래도 되냐고 몇 번이나 물었다.ㅋㅋㅋ 그러더니 이 세상에서 이 책이 제~일 좋다나~!


하지만 사실 아이는 하던 가락이 있어서인지 아주, 막 사용하지는 못했다.




얼마 전 학교에서 지구 그리기가 있어서인지 그대로 여기에도 표현한다. 이 책을 사용할 때에는 그 어떤 잔소리나 충고, 덧붙임 말... 같은 건 하지 않았다. 그저 며칠 신나게 놀고 엄마 달라고 했고 생각날 때마다 자기 마음대로 끼적이고 색칠하는 것 같았는데 나중에 들춰보니 막 사용하지는 않아서 엄마로서 오히려 조금 반성하게 됐달까~^^;




파스텔 아니고, 크레파스를 옆으로 뉘여 폭발한 것을 표현! 파스텔 있는데 왜 굳이? 했더니 조금 다르게 표현될 것 같아서라고. 오오~~~!!! 하고 일단 칭찬해 줌.




이 책은 아이만 사용하지는 않았다. 완전히 쓰레기처럼 사용하진 못했지만 마음껏 갖고 노는 걸 본 고3 언니도 재밌어 보였는지 자신도 작품에 도전해 본다. 너무 잘 그렸다며 사진도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한다. ㅋㅋㅋ


사실 빈 종이에 무언가를 그리려고 하는 건 쉽지 않다. 처음부터 아이디어를 내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힌트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상상력이 더욱 자극된다. <이 책 읽지 마>가 그런 책이다. 빈 그림을 주고 문장 하나를 더해주면 뭔가를 해보고 싶어지는 거다. 뭐가 보이는지, 뭐가 숨겨져 있을지, 어떤 책이 꽂힌 책꽂이일지, 누가 찾아왔을지 등. 뭔가 더 엉뚱한 것을 그려넣고 싶어지는 기분!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을 보면 앤서니 브라운의 어린 시절이 그려지는데 온 가족이 엄마 생일에 미술관 나들이를 한 후 돌아오는 길, 종이와 펜을 사서 엄마가 선을 하나 그으면 가족들이 이어서 어떤 형상을 그렸다고 추억하는 장면이 있다. 작가는 후에 그 경험이 자신을 그림작가로 만든 것 같다고 고백한다. 그림에 대한 호기심, 상상력과 창의력이 시작된 지점이다.


<이 책 읽지 마>가 그런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꼭 화가가 되길 바라거나 그림 작가가 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아이로,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고 미리 차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이든 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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