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아이만 사용하지는 않았다. 완전히 쓰레기처럼 사용하진 못했지만 마음껏 갖고 노는 걸 본 고3 언니도 재밌어 보였는지 자신도 작품에 도전해 본다. 너무 잘 그렸다며 사진도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한다. ㅋㅋㅋ
사실 빈 종이에 무언가를 그리려고 하는 건 쉽지 않다. 처음부터 아이디어를 내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힌트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상상력이 더욱 자극된다. <이 책 읽지 마>가 그런 책이다. 빈 그림을 주고 문장 하나를 더해주면 뭔가를 해보고 싶어지는 거다. 뭐가 보이는지, 뭐가 숨겨져 있을지, 어떤 책이 꽂힌 책꽂이일지, 누가 찾아왔을지 등. 뭔가 더 엉뚱한 것을 그려넣고 싶어지는 기분!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을 보면 앤서니 브라운의 어린 시절이 그려지는데 온 가족이 엄마 생일에 미술관 나들이를 한 후 돌아오는 길, 종이와 펜을 사서 엄마가 선을 하나 그으면 가족들이 이어서 어떤 형상을 그렸다고 추억하는 장면이 있다. 작가는 후에 그 경험이 자신을 그림작가로 만든 것 같다고 고백한다. 그림에 대한 호기심, 상상력과 창의력이 시작된 지점이다.
<이 책 읽지 마>가 그런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꼭 화가가 되길 바라거나 그림 작가가 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아이로,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고 미리 차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이든 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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