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때 차례나 목차를 보라고들 하지만 사실 발췌독을 하지 않는 이상 잘 눈여겨보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박찬두 체험>은 저절로 눈이 갈 수밖에 없었다. 너무 특이하고 예뻐서!!! 어쩜 이렇게 기발하고 창의적이고 예쁜 소제목들을 지을 수 있었을까.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너무 예쁘고 궁금해서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다.
초등학교 교사 김웅 선생님은 별명이 웅달샘이다. 웅달샘은 자신이 원해서 선생님이 되지 않았다. 딱히 되고 싶은 게 없었는데 엄마 아빠가 되라고 하니까, 된 거다. 그리고 출근 첫날부터 후회했다. 아이들이 몹시 정신 사나워서. 아무리 소리치고 야단쳐도 아이들은 막무가내였고 갈수록 피곤해질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엄마 아빠가 원망스럽기만 했다. 자신과 맞지 않으니 이제 그만둬야겠다고, 다짐하고 딱 1년만 더~하고 맡게 된 반에 박찬두란 아이를 만나게 됐다. 옆반 은근히 좋아하던 미미샘이 아주 특별한 아이라고 소개한 아이. 하지만 웅달샘이 봤을 때 이 아이는 소중하고 예쁘고 착한 아이가 아니라 말썽만 일으킬 문제 아이로만 보인다. 그러다 두 사람(박찬두와 웅달샘)의 몸이 천둥번개로 바뀌게 된다.
웅달샘 같은 어른이 과연 웅달샘 혼자뿐일까. 아닐 거다. 언제부터인가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지해 사는 캥거루족도 늘어났고 어릴 때부터 부모가 정해주는 대로 살아서 자신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전혀 모른 채 그저 어리광만 부리며 사는 어른들도 부지기수다. 반면 우리 주위엔 박찬두같은 아이들도 많다. 가정 환경이 좋지 않아서 아주 많은 일을 스스로 해야 하는 아이들, 혹은 자기 일뿐만 아니라 가사 일과 동생들까지 돌봐야 하는 아이들 말이다. 그러니 <박찬두 체험>은 그냥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판타지 같은 동화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