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 무루의 어른을 위한 그림책 읽기
무루(박서영)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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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들은 제목만으로도 마음을 확! 끌어당긴다.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가 그랬다. 난 특별히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그런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아니, 어쩌면 그 제목 옆, "무루의 어른을 위한 그림책 읽기"라는 소제목에 더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림책은 내게 아주 익숙하다. 무려 40년 전, 내가 어렸을 때부터(물론 내가 진짜 어렸을 땐 그림책이란 것이 있어서 우리 엄마가 그림책을 읽어주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단 조금 더 자라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 도서관에서 처음 접했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그림책은 <꽃들에게 희망을>이다.) 20년 전 내 첫 아이를 키우면서부터는 그림책이 일상이 되었다. 정말 열심히 읽어주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그림책에서 벗어나 동화책으로, 청소년책으로 진입했지만 곧 둘째가 태어나면서 10년 만에 다시 그림책으로 돌아왔다. 관련된 일도 하면서 나는 최소한 그림책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흠, 충격이다. 이 책, 무루가 자신의 경험과 엮어 소개하는 그림책 대부분은 내가 모르는 그림책들이다. <프레데릭>이나 <알도>를 제외하곤 생전 처음 들어보는 그림책뿐이다. 어찌 이럴 수가. 그러다가 이 그림책들이 조금은 내용상 어둡다는 사실을, 세상의 밝고 희망차고 깨끗한 면이 아닌 어둠과 상실, 부재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것에 대한 것들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읽기가 아닐까. 




"책을 읽는다는 건 작가의 세계 위에 내 세계를 겹쳐보는 일이다. 어떤 이야기도 읽는 이의 세계를 넘어서지는 못 한다."...174p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기는 했지만 나 자신을 위해 그림책을 읽지는 않는다. 그림책이 재미있다거나 그림책으로 위안을 받은 적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내게도 아이와 별도로 소중히 하는 그림책이 따로 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라서, 내가 살고 싶은 모습을 담고 있어서'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건 이제 다 커버린 큰 딸도 마찬가지다. 어릴 적 판타지인 자신 만의 공간을 담은 책 한 권을 자신 만의 소중한 책으로 여긴다. 


아마도 그림책은 그림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간결한 문장으로 우리 기억속에 각인되기 때문에 그 어떤 책보다 마음속에 더욱 오래 남는 것이 아닐까 싶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땐 제목이 주는 느낌만큼 내게 맞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나갈수록 가슴에 남는 문장이 많아지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져서 좋았다. 


#이상하고자유로운할머니가되고싶어 #무루 #어크로스 #어른을위한그림책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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