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크는 개와 들개 사이에서 태어났다. 늑대와 똑 닮은 아빠 들개와 사람과 함께 살던 개였던 엄마 사이에 태어나 함께 산을 누비며 들개로 자랐다. 하지만 사람들의 위협에 한 눈을 잃고 날카로운 송곳니의 위력을 알려준 아빠도 잃는다. 꼬리의 힘을 알려준 엄마 또한 사람들에게 잡혀가지만 꼬리의 힘 덕분인지 엄마는 다른 인간의 집에서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엄마는 늘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아빠는 산이나 들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곤 했다. 엄마는 꼬리 치는 법을, 아빠는 송곳니 쓰는 법을 알려 주었다."...11p
윙크는 그때부터 홀로 살아야 했다. 그런 윙크가 봤을 때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더욱 필요한 건 송곳니보다 꼬리의 힘이었다. 그리고 산에서 송곳니만 앞세우는 다른 들개나 여전한 사람들의 위혐, 험한 산새, 배고픔 사이에서 살아남기보다는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 함께 사는 게 더 행복해 보였다. 그렇게 윙크는 사람들 사이의 삶을 선택한다.
이 동화책은 홀로 남은 들개의 인간 사회에서 살아남기 분투기이다. 인간들 사이에서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송곳니를 드러내어 강요하기보다는 자신의 꼬리로 친밀감을 드러내어 자신이 위험하지 않음을, 끊임없이 알려주어야 했다. 그 송곳니론 웃거나 음식을 찢기 위해서만 사용해야 하고 잘 감춰두어야 한다고.
우린 가끔 동물들은 기억이나 감정이 인간만큼 뛰어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인을 못 잊어 계속해서 같은 거리를 헤매는 동물도, 다시 찾아오는 동물도 있다. 오랜만에 보면 반가워하고 하기 싫은 건 도망도 간다. 그러니 유기견이 받는 상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자연스레 들개가 된다 한들 그들의 삶도 쉽지 않다.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는 들개를 어떻게든 사로잡으려 하니 말이다.
하지만 동화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생기는 건, 본성을 가진 들개가 먼저 사람에게 다가가고 사랑받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하는 부분이 계속해서 신경쓰였기 때문이다. 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다. 그나마 조금 호의적인 맹꽁이조차 윙크에게 계속 장난질이다.
100페이지 정도의 초등 중등 학년이 읽는 책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 보니 내용 위주보다 설명이 많고 그 설명 또한 작가의 주제를 온전히 담기보다는 다소 산만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다보니 가독성도 떨어진다. 과연 아이들이 이 책에서 그 주제를 얼마나 찾아낼 수 있을까. 다소 아쉬운 점이었다.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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