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 - 김은섭 암중모책
김은섭 지음 / 나무발전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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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기... 벌써 두 번째 책이다. 최근엔 자꾸 이런 책만 눈에 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누군가의 죽음이 잘 와닿지 않았다.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에도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는 척 했지 그게 실제 내 일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내가 겪어보고 나니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의 아픔도 마치 내 일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자꾸 찾나 보다. 거기에 공감하고 싶어서. 


<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는 암에 걸린 작가가 당황하고 슬프고 외로웠던 감정을 책으로 버티고 이겨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강 이런 내용이라고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앞표지를 넘겨 지은이 소개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리치보이(Richboy)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1세대 온라인 서평가"라는 설명을 보고서다. 10년 전 쯤 한창 온라인 서점 블로그에서 활발히 활동할 때 알던 필명이다. 경제도서 쪽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지라 블로그를 자주 찾아가고 하지는 않았지만 항상 보이던 닉네임이라 잘 알고 있었다. 오랫만에 보는 그 닉네임이 이 책의 저자라니. 그렇게 생각하니 저자의 아픔이 더 와닿는 것 같다. 


저자는 우연히 받게 된 건강검진의 추가 항목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 진단을 받게 된다. 징후는 분명 있었지만 다른 이유 탓이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생활했다. 하지만 이 검진을 통해 이미 대자암 3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왜 내가...."는 어떤 병의 진단을 받았을 때 모든 이들이 하게 되는 생각인 것 같다. 억울하고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저자는 본인이 평소 하던대로 "책"에서 답을 찾는다.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내가 가진 불행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고,

거부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안고 살기.

내 삶에 있던 일이었으니까."...97p




때문에 책은 자신이 투병하며 겪은 과정별로 챕터를 나누고 그때마다 자신이 겪었던 다양한 감정과 그 감정들을 잘 이겨내기 위해 도움이 되었던 책이야기로 진행된다. 그래서 한 과정이 끝나면 그 뒤 페이지를 통해 정리하듯 책 목록을 소개하고 있다. 


앞서 읽었던 <암병동 졸업생>은 암을 진단받은 순간부터 암을 이겨내기까지의 과정이 아주 자세히 덤덤하게 객관적으로 그리며 실제 진단받았을 환자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소개하고 준비하도록 한다면 이 책은 그 과정의 자세함보다는 그 과정에서 겪을 수많은 감정들을 아주 자세히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암환자가 된다는 건 죽을 때까지 삶과 죽음을 동시에 경험하며 '철저하게 혼자'가 된다는 것과 같다. 이런 암환자의 고독은, 겪어보지 않고는 그 누구도 모르는 '절대고독'이다. 당신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7p


<암병동 졸업생>에서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그렇고 환자들이 겪을 가장 큰 감정은 "외로움", "고독"이다.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은 느낌. 가까이 가족이 있고 그 가족이 혼신의 힘을 다해서 보살펴도 그 외로움은 혼자서만 겪어낼 수밖에 없는 감정이다. 엄마를 지켜보면서도 생각했던 점인데 치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환자의 멘탈이다. 평소에도 유리 조각 같던 엄마의 경우 우울증에 공황장애까지 겹쳐서 너무나 힘들었다. 그런데 그걸 약으로밖에 도와줄 수가 없어서 가족 모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나도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면 평소 책을 읽던 습관대로 책부터 찾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에서 소개한 굳은 의지, 세상을 새로 바라보는 법, 자신을 다스리는 법 등을 배울 수 있는 책 소개는 무척 의미가 있다. 제발 이 분도 5년 후의 완치까지 건강하게 잘 버텨내시기를~!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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