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이 삶이 되는 동양철학
임정환 지음 / CIR(씨아이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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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윤리와 사상을 공부하던 큰 딸이 머리를 쥐어싸며 외쳤다. "으아~ 도대체 무슨 소리야~!!!" 다른 사회 과목보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선택하더니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단다. 난 비록 동양 윤리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책 좀 읽는다고 폼 좀 잡아봤으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자만심으로 이리 가져와보라 했다. 흠... 둘이 아무리 머리를 짜보아도 그다지 신통치 않다. 이런 거 아닐까? 정도에서 그치는 정도인데 시험 공부는 무릇 그렇게 하면 안되는 법이니~ 조용히 입 닫고 외우라 할 밖에.


생각해 보면 내가 공부할 때도 제대로 이해해보려 하지 않고 외워버렸다. 그 이후 서양 철학에 대해선 몇 권의 책을 통해 익숙해졌지만 동양 철학은 그다지 접해보지 못했다. 어릴 적 장자의 "호접몽"을 만화를 통해 읽으며 신기해했던 정도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할 즈음 <앎이 삶이 되는 동양철학>을 만났다.


저자는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 <EBS 수능 특강>, <EBS 수능 완성>을 집필한 경력의 현 고등학교 교사이시다. 아이들에게 윤리를 가르치다 보니 "철할자들의 주장이 삶의 경험들과 연결되며 앞으로의 삶을 변화시켜 줄 의미있는 교훈으로 다가왔다"(...5p)고 한다.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게 되니 아이들에게도 단순히 첧학 사상의 내용을 가르치기 보다는 샐생활에서 지니는 다양한 의미를 이야기해 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모든 선생님들이 이런 분이시면 얼마나 좋을까.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을 하며 수업은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데서 벗어나지 않는 상황을 지켜보며 이분의 여는 글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책은 각 사상가의 소개에서부터 그 사상가가 주장한 사상을 설명하고 아주 오래전 주장된 이 사상이 그 시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우리 삶 속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나 실제로 적용시키기 위한 마음가짐 등을 설명해주고 있어 진정한 동양 철학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과서에서처럼 첫 문은 유교의 공자와 맹자, 순자가 열고 도가의 노자와 장자를 설명한 후, 불교의 석가모니로 끝을 맺는다. 사실 특별히 공부하지 않아도 역사를 공부하면서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유교는 참으로 익숙한 학문이다. 때문에 유교 자체를 이해하는 것보다는 공자와 맹자, 순자가 어떤 점에서 다른 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참 재미있었다. 그 외에도 맹자의 성선설과 고자의 성무선악설, 순자의 성악설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게 읽었다. 같은 예에서 시작하지만 생각하는 과정은 다른 것이다. 


책은 어렵지 않다. 어려운 한문을 배제하고 풀어서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익숙치 않은 내가 한꺼번에 읽으면 너무 많은(실제로 많지는 않지만 역시나 과부하는 걸린다) 사상들이 섞여버린다. 또한 시험을 앞두고는 그 많은 범위 중 일부분인 이 책을 읽기엔 시간도 없지 싶다. 그보단 동양 철학을 이해하는 첫걸음으로 방학 등을 이용해 한 꼭지씩 읽고 꼭꼭 소화시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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