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소중해 나태주 작은 동화 1
나태주 외 지음, 클로이 그림 / 파랑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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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이들이 읽을 동화가 차고 넘치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읽을 만한 책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었다. 대부분은 해외 명작 동화라고 해서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이해했는지 의아한 오역 가득한 책들이었고 창작 동화 중에서 한국 창작 동화는 극히 드물었다. 그래서 정말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발견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아이 둘을 키우며 오랜 시간 동화책을 읽었다. 최근엔 정말 많은 동화책들이 쏟아져나와 그 많은 동화책들을 다 읽을 수도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많은 시간이 지난 만큼 우리나라 동화도 참 많은 발전을 했구나...하는 사실이다. 교훈만 중요시하고 지식을 주는 책에서 벗어나 정말 다양한 주제와 소재들로 아이들에게 재미도 주고 깨달음도 줄 수 있는 책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엔 너무 재미만 주는 거 아닌가 하는 책들이 과하게 많다. 그 속에서 정말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을 고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작지만 소중해>는 "나태주" 시인의 이름만 보고 고른 동화책이다. 시인이 동화를 쓰셨다는 사실도 궁금했고 워낙 아름다운 말을 쓰시는 분이니 동화도 아름답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 이미지 그대로 책은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로 작다. 보통의 동화책이 다소 큰 것에 비해 일부러 작게 만들어 제목 그대로 소중하게 대해달라는 의미가 담기지 않았나 싶다. 


이 동화집은 나태주님의 동화로만 이루어진 책은 아니다. 그 외에 6명의 동화작가가 함께 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나태주 시인의 동화가 3편, 우미옥, 안선모 작가의 동화가 2편씩, 그 외 임태리, 장성자, 이현주, 최이든 작가의 동화가 1편씩으로 총 11편의 동화가 실려있다. 


동화의 내용들이 처음엔 다소 당황스러웠는데 아주 오랫만에 읽는 순수 동화였기 때문이다. 교훈을 주입하지도 않고 억지 재미를 주려고도 하지 않은 동화들이다. 아이들에게 있을 법한, 정말 별 것 아닌 이야기들 속에 담긴 아이들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읽고 있으니 정말 마음이 행복 가득해지는 느낌이다. 그러니 이 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동화책이 아닌 어른들의 정서 순화를 위한 동화책이기도 하다. 


다소 자극이 강한 것에 적응된 둘째가 이런 순수 동화를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는데 기우였다.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를 흡수하는지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한숨을 쉬며 "재밌다"고 반응했다. 아마 아이들도 자극 말고 "쉼"을 주는 책의 중요성을 아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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