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네이스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4
베르길리우스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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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꼭 읽어야 하는 세대는 아니었어서 나는 꽤나 늦게 신화를 접했다.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그리스 로마 신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고 뒤늦게 알게 된 이 신화들은 참, 정렬이 안 된다. 분명 부분부분은 알겠는데 이게 참 순서도 모르겠고, 어디서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모르겠고... 하다 보니 아직도 더 공부가 필요함을 느낀다. 그래서 내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알게 하리라~했는데 한창 유행하던 순정만화식의 그리스 로마 신화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결정 또한 내 아이를 나와 같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으니... 둘째는 어떻게든 어떻게든 익숙하게 만들어보리라 결심해 본다.


어쨌든... 난 아직도 공부 중이다. 여태 헷갈리고 정리가 안 된다. 그래도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도전 중이다. 최근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이번엔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이다. 워낙 잘 모른채로 읽다 보니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먼저 읽고 순서대로 읽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일리아스>가 트로이 전쟁의 이야기, <오디세이아>가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오디세이아의 이야기이고 트로이 전쟁에서 패한 아이네이아스의 이야기가 <아이네이스>라고 한다. 


작가가 다르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호메로스라는 위대한 그리스 시인인 반면, <아이네이스>의 베르길리우스는 로마 시대 사람이다. 익숙한 이름이다... 했더니 작년 읽었던 단테 <신곡>의 단테를 저승으로 인도했던 시인이다. 이렇게 읽었던 책들이 연결되면 참 즐겁다. 그럼에도 스스로 이 책들을 읽고 완벽하게 잘난 척 할 수 없어 좀 슬프다. 공부가 아주 많이 필요하다. 


<아이네이스>의 아이네이아스의 모험과 도전의 앞부분은 매우 익숙하다. <오디세이아>가 신의 미움을 받고 시련과 역경을 겪어야 하는 장면은 두 사람이 무척 닮아있다. 그래서 처음 접할 때는 내가 혹시 읽었던 책인가~하고 착각할 정도. 하지만 뒤로 갈수록(어쩌면 이미 아프로디테가 로마 건국을 예언하는 장면부터) <오디세이아>와는 조금 다르게 진행된다. 로마 건국의 이야기는 세계사를 공부하며 알게 됐는데 이렇게 소설 속에서 연결되니 그 또한 신기하다. 


한 번쯤 시간을 내어 조각조각 들어앉은 이야기들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좀처럼 쉽지 않다. 굳이 그 안 되는 걸 읽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선은 내가 좋아서고, 그들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어서이다. 그렇게 보자면 아주 어렵지 않게 고전을 접할 수 있게 한 "세계문학 컬렉션"이 딱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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