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자 이야기
아리시마 다케오.오가와 미메이 지음, 박은희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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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전에 막 4살이 된 큰아이를 데리고 아름다운 가게에 방문했다가 아주 특별한 책을 한 권 만난 적이 있다. 수많은 중고도서 가운데 낡은 책 한 권이었는데 유아용 일본 그림책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한 번 읽어줬더니 무슨 뜻인지 몰라도 그 운율이 마음에 꼭 들었는지 좋아해서 구입해 집으로 가져와 매일같이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읽어주면서 했던 생각이 참 일본스럽다~였다. 별 거 아니고 그냥 2~3세용 그림책이었는데도 그랬다. 


<내 모자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참 일본스럽네~하고 생각하다 보니 옛 기억이 떠올랐다. 다른 나라들 소설이나 그림책, 동화책은 특별히 구별이 되지 않는데 유독 일본 책들은 구별이 가능하다. 특유의 문화가 책에 고스란히 드러나서 그런 것 같다. 그것이 좋기도 하고 때로는 거북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 내 모자 이야기>는 일본의 대표 동화작가 아리시마 다케오와 오가와 미메이의 작품 네 편씩 8편을 담고 있다. 아리시마 다케오의 작품들은 "두근거리는 마음"이라는 소제목을, 오가와 미메이의 작품들은 "소중한 생명"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다. 소제목이 두 작가의 작품성을 아주 잘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아리시마 다케오의 작품들은 대부분 한 사건을 통한 아이들의 심리를 아주 분명하고 세세하게 표현하는 작품들이다. <한 송이 포도>는 우리나라 작가 현덕의 <하늘은 맑건만>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죄책감에 시달리는 아이의 마음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다른 작품들 또한 마찬가지다. 살고자 하는 욕심이나 걱정, 두려움 등의 심리를 사건과 함께 아주 잘 표현한다. 다만 그 설정들이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조금 무섭기도 하다. 이 동화를 읽는 아이들이 어린 저학년 아이들이라면 다소 충격적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될 정도로. 


오가와 미메이의 작품들은 옛날 동화스럽다. 자연 현상이나 동물들을 등장시켜 마치 옛날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저절로 깨닫게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동화책이나 요즘 스타일의 동화책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문화의 다양성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동화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한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를 직접 방문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보다는 책을 통해 그 나라를 접하면 훨씬 더 넓은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다. 무조건 싫다고 배척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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