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시간 특서 청소년문학 1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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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라는 시간은, 쉽지 않다. 정서적으로도 불안한데 세상을 자꾸 삐딱하게 보게 되니 온 세상이 나에게 싸움을 거는 것 같고 하는 일마다 될 것도 안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청소년기를 수월하게 보냈다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그 시기를 그렇게 보냈더라도 언젠가는 그 시기 같은 때가 꼭 오더라면서 말이다. 


내 경우 기질적으로 우울하고 끝도 없는 생각 속에 머물렀던 소심한 아이였다. 사춘기가 시작될 즈음, 할머니의 치매와 부모님의 싸움이 나를 더욱 더 움츠리게 만들었다. 저 땅 속 깊이 들어가고만 싶었다.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버텼던 것 같다. 나와 주변 상황을 차단시키면서. 올바른 해결방법이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지금도 난 어떤 일이 생기면 회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어려운 사춘기를 보내다보니 아이를 키우면서 훨씬 더 조심스러웠다. 내 아이는 그런 어려움 없이 지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6만 시간>은 청소년기의 시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기는 정말 힘든 시기이다. 앞날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탐색해야 하는 동시에 그 미래를 위해 무조건 열심히 공부도 챙겨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주변 상황은 내 맘대로 따라주지 않는다. 모든 일이 힘들기만 하다. 그 불만과 스트레스는 가끔 엉뚱하게 터지기도 한다. <6만 시간>은 그런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정 환경에 불만을 품고 그 불만을 다른 아이들에게 복수를 하는 영준이, 집안에서 구박만 받아 자존감도 낮고 자기 주장도 못해 이리저리 치이는 서일이는 요즘 아이들을 대표하는 등장인물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한다. 하지만 더 불우한 가정 환경 속에서도 미래를 위해 착실히 일하는 짱구형이나 그저 공부만 바라보다 이제 내 길을 찾아 꾸준히 노력하는 서일이 큰누나 같은 롤모델들도 등장한다. 


"머리에 든 것도 없고. 내가 네 나이에 다른 데만 신경 쓰느라고 놓친 게 아주 많거든. 흐흐. 야, 네 나이 때는 네 아니 때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말이야. 그걸 놓치지 말고 꼭 잡으라는 거지."...228p


이 6만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미래를 많이 달라진다.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들여다 보고 탐색하라는 말이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6만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지나고 보면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기에 선배로서, 엄마로서 우리 아이들이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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