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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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난히 다른 사람이 쓴 책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무슨 편집증처럼 책에 대한 책이라면 우선 구매리스트에 올려놓고 보니 말이다. 더러는 구입하여 우리 집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는 책도 있고 여전히 장바구니에 담긴 책도 있으며 어떤 경로든 구해 이미 읽은 책도 꽤 된다. 그런데 이런 책들을 읽으며 나는 항상 같은 생각을 한다. 내 수준이 아직 여기에 미치지 않았으니 난 여기에 나온 책들을 먼저 읽는 게 낫겠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어느새 또 책 이야기 책을 손에 들고 있다. 


이번엔 위화다. 위대한 작가의 책 이야기는 더욱 재미있을 거라는 편견에 휩싸여 덥썩! 선택했다. <허삼관 매혈기>부터 <형제>나 산문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의 이야기를 익히 들었다. <허삼관 매혈기>는 읽었고 <형제>는 책장에, 산문 <사람의 목소리는~>은 리스트에 있다. 위대한 작가의 산문은 어떤지 나는 항상 궁금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보다 수필집을 더 좋아하는 것처럼 수필을 읽으면 왠지 작가에게 한걸음 더 다가간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나게 된 위화의 책 이야기 책. 


음~ 역시... 나에게는 아직 이르다. 공부가 더 필요하다. 치열하게 한참을 더 많이, 읽어야 하나보다. 카프카의 <변신>조차 10번은 읽고 나서야 이제 조금 이해하고 좋아하게 된 내가 푸르스트니 보르헤스니 스탕달이니....하는 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읽고 위대한 작가 위화가 쓴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겠느냐...그 말이다. 


또다시 딜레마다. 나는 시간을 내어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좋은 작품들을 정독할 필요가 있다고 말이다. 언젠가 한 친구가 나더러 왜 유명한 작품에만 집착하느냐고 했던 적이 있다. 그냥 읽고 즐기면 되는 것 아니냐고. 그런데 내게 독서는 즐거움보다는 치열함이고 지적 상승이고 만족감이다. 그러기 위해선 조금 더 진중한 독서가 되어야 하는데 내게 갈 길은 아주 멀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그런 면에서 위화의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은 좋은 본보기가 되어준다. 깨달음까지 가는 길이 많이 남았으니 어서 시작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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