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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공부법
미키 기요시 지음, 이윤경 옮김 / B612 / 2018년 4월
평점 :
철학이라는 분야는 아주 오래전부터 친해지려 해도 쉽게 친해질 수 없는 것이었다. 아무리 쉽다고 하는 책을 추천받아 읽어도 읽을 때에는
이해가 가다가도 책을 손에서 놓으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머릿속에는 다시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그렇다고 철학을 아예 상관없다는 듯이
버려두긴 싫었다. 나이가 들수록, 다른 공부를 이것저것 하면서 철학이라는 학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우리 삶에 연관되어 있는지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체계적이진 않지만 그래서 철학에 관한 책을 다양하게 읽게 되었다. 뭔가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기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고 그렇게
매진하기에는 내가 하려는 일들이 너무 많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뭔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다.
철학자는 어떻게 공부할까...에 대한 책이 바로 이 <철학자의 공부법>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인 미키 기요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가 직접 쓴 젊은 시절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책을 통해 철학을 접하게 된 시점부터 그 이후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교수님을 만나고 어떤 책을 읽어왔는지. 하지만 막상 언급되는 책들이 우리가 흔히 아는 유명한 철학자의 책도 있지만 일본
철학자들의 책이 많아서 굉장히 동떨어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독서 편력"을 통해 죽~ 언급되는 책들이 거의 그렇다. 하지만 저자가 공부해 온
길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본인의 의지와 교수님들의 지도로 저자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좋은 스승을 얻으려 열심히 쫓아다닌
저자도 그렇지만 그런 저자를 열심히 키운 교수님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져 흐뭇했다.
그 뒤로는 "철학은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와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로 이어지는데, 이 부분에선 공부하는 철학자를 만날 수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철학에 대해, 일반 독자들에 대해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철학 책은 난해하다고 한다. 이런 평가에는 저자도 깊이 반성해야 하지만, 독자도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중략)..
따라서 철학을 배울 때 자신과 맞지 않는 것을 고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반면 자신과 맞는 것을 선택하면 입문하기도 쉽고 진도도 빨리 나갈 수
있다."...90p
"난해한 내용에 부딪칠 용기와 끈기가 중요하다. 사고하는 법을 배우려면 해설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101p
무엇보다 자신에 맞춰 흔들리지 말고 깊이있게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공부하려고만 하지 말라는 뜻일 게다.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데 난 그동안 너무 쉽게 익히려고만 한 건 아니었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지는 못했지만 좀 더 용기내어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은 하게 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