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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달이 출생기 - 백곰 가족의 대모험
구름나무 지음 / 가나북스 / 2018년 5월
평점 :
4살인가부터 유독 아기가 어떻게 태어나는지를 물어봅니다.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도 함께요. 그래서 조금 간단하게~ 어떤 식으로 낳게
되고, 어떻게 우리가 만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주었죠. 아이는 또 얘기해 달라고, 다시 얘기해 달라고 몇 번이나 물어보더라고요. 그러더니 한동안
인형을 뱃속에 넣고 아기 낳는 시늉도 하곤 했었죠.
<곰달이 출생기>를 처음 보고선, 이 책을 아이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조금 걱정이 되었어요. 책 제목대로 북극곰 곰달이가
어떻게 출생하게 되는지를 설명하는 책이어서요. 아주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은근히 태아의 모습과 출생 과정을 모두 보여주고 있어서요.
유아들이 읽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했을 때보다 훨씬 더 잘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죠.

곰달이네 이야기는 북극에 사는 백곰 가족이 '백의 민족'이 사는 나라로 이동하며 시작됩니다. 아주 먼 곳으로의 이동이라 너무 힘들었지만
곰달이가 있었기 때문에 행복해지기 시작하죠.
첫 장면은 아주 새콤달콤한 오렌지 배경 속 곰달이의 모습이에요. 좋아하는 맛을 보고 아주 좋아하는 모습이죠.

처음 몇 페이지는 곰달이가 태아라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냥 아기 곰달이인 줄 알았죠. 그런데 책을 읽어나가면 곰달이 엄마의 배가 볼록한
것, 엄마가 느끼는 것을 곰달이도 그대로 느끼는 것을 보며 곰달이가 엄마 뱃속의 아기라는 것을 깨닫게 되죠.

엄마 뱃속에서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는 건 아니에요. 때론 좋지 않은 감정도, 우울한 감정도 그대로 느끼게 되고, 엄마가 힘들 땐 함께
힘들고 아프기도 하지요. 그리고 ... 드디어 이 힘든 과정을 모두 겪고 난 뒤에야 곰달이는 태어나게 돼요.
처음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조금 걱정이 됐어요. 그래도 물어보지 않고 기다렸죠. 그다지 좋아하는 책이 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하루에 몇 번씩 읽어달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아마 자신이 태어나던 이야기를 자꾸 해달라고 했던 것처럼
곰달이가 사랑받으며 태어난 이야기라는 사실을 아주 잘 이해한 것 같아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땐 그저 무사히 태어나기만을, 아주 행복한 아기가 되기를 바라죠. 그런데, 아이가 막상 태어나고 한 해, 한 해 지나며
아이가 점점 자라서 장난을 치고 말썽을 피우는 일이 일상이 되면 그 행복함은 어느새 잊히고 당연한 듯 혼을 내곤 하죠. <곰달이
출생기>를 읽어달라며 너무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반성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