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이름은 난민이 아니야 ㅣ 사회탐구 그림책 2
케이트 밀너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4월
평점 :
몇 년 전 각 미디어에 대서특필되었던 사진 한 장이 있었다. 해변에 떠밀려 온 세 살배기 아이의 시체.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 때문에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모른다. 비슷한 또래 아이를 키우고 있던지라 그 충격과 슬픔은 배가 되었다. 이슈가 될 때만 관심을 갖고 곧 잊는다. 우리 일이
아니니까. 여기서 너무 먼 일이라서 아무 상관 없는 것 같으니까. 하지만 그 한 장의 사진은 훨씬 더 가깝게 "난민"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였고
행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였다.
우리는 말로만 "세계화"란 말을 쓴다. 내게 이익일 때에는 세계화를 반기고 귀찮거나 득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자신만 생각한다. 그것이
어찌 진정한 세계 시민으로서의 자세일까.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 아니라 먼 곳의 일이더라도 결국은 내가 관계된 일이라고, 어쩌면 우리의 일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내 이름은 난민이 아니야>는 이 지구상에 너무나 많지만 나와는 먼 듯한 난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또래가
나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묻는다. 너라면 어떻게 할 수 있겠냐고.

내가 살던 곳을 떠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하루하루 즐겁게 생활을 하던 곳이다. 그런데 너무 위험해서, 더이상 살 수가 없어서 떠날
수밖에 없다면. 갑작스럽게 친구들과 이웃들과 친척들과 이별 인사를 해야 하고 집에 있는 내 물건들을 다 가져갈 수도 없다면.

부모와 함께 안심이 되는 집에서 하루하루 편안하게, 행복하게 살아오던 아이들에게는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사를 가면
되지 않는냐고, 잠깐 여행을 다녀오면 되지 않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면...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간다면, 얼마나 무섭고
힘들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림책은 난민들의 모든 상황을 낱낱이 보여주지는 않는다. 다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 새롭지만 힘들고 낯선 상황을 담담히 이미지로
알려준다.

그리고 확실하게 알려준다. 우리가 "난민"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가족이 있고 원하는 것이 있고 행복하기를 꿈꾸는, 똑같은
사람이라고. 그러니 그들에게도 당연히 "이름"이 있다고.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난민들이 해마다 들어온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난민"이라는 판정을 받고 우리나라에 터전을 잡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분이란다.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은 인정을 받을 때까지 불법체류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라도 함께 살아갈
이웃이라는 사실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 내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지 말고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서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꼭
알아야 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