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힘] 중국 독서 문명사

독서의 힘 - 인류 문명의 진화를 이끈
<독서의 힘讀書的力量> 편집출판위원회 지음, 김인지 옮김 / 더블북 / 2018년 3월

집에 앉아서 중국 다큐멘터리 내용을 책으로 읽을 수 있다는 점에 우선 놀랐다. 평소에도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 편인데, 주로 우리나라나 유럽, 미국 정도만 접할 수 있어서 중국의 다큐멘터리가 무척 신선했던 것 같다. 그저 제목이 <독서의 힘>이었기 때문에 선택한 책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중국에서 만든 다큐멘터리를 출간한 책이었고 단순히 독서가 가진 힘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문자의 탄생에서부터 어떻게 인류가 발전해왔는지, 그 와중에 책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중국은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담은 책이다.

꽤나 의미있게 읽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역사 공부하듯, 문화를 공부하듯 읽을 수 있었고 내 머릿속에 있는 지식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각 장마다 인트로 페이지가 존해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본문을 통해 우리 인류의 역사 안에서 문자, 인쇄, 책이 갖는 힘을 설명해 나간다. 그러고 나면 장마다 뒤쪽에 "명사와의 대담"이 다시 나오는데 사실 이 부분은 앞부분에 설명했던 부분과 문자상으로도, 내용상으로도 너무나 같은 내용이 많아 조금 아쉽다.

중국에서 만든 책이지만 전체를 설명하려다 보니 인류사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세계사와 중국사를 거의 비등하게 다룬다. 과거 중국의 문화 유산을 얼마나 자랑스러워 하는지가 느껴질 정도이다. 그럼에도 중국의 중요한 시점마다 책 한 권으로 발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는 무척 흥미진진했다. 문자가 생기고, 인쇄술이 발달하여 책이 보급되었다는 사실은, 지식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바로 인류의 발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이지만 콕 집어서 여러 예를 직접 보니 저절로 독서의 힘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독서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게 한 뒤 <독서의 힘>은 묻는다. 그런데 지금 중국은 어떠한가? 하고. 찬란한 문화 유산을 가진 중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위기 때마다 잘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선조가 남긴 책 덕분이었는데 지금 중국인들은 책을 읽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이 질문은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매년 조사 때마다 한국 성인이 한 해 동안 읽는 독서 평균 권수가 2권이 채 되지 않는다는 뉴스를 듣는다. 1년에 단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책 읽으라고 잔소리만 할 뿐 직접 책을 들고 읽는 부모가 과연 얼마나 될까.

"책은 마치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싹을 틔우듯이 어디에든 심기면 싹을 틔운다. 책은 나름의 힘으로 수십억 세계인의 영혼 깊은 곳으로부터 차오르는 동력이 된다. 인간에게는 끝없는 지적 욕구가 있고 세계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책이 지식 전파의 매체 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데다, 오늘날 우리는 더욱 극적이고도 불규칙적인 세계에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153p

교과서도 바뀌며 독서의 중요성이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집에서부터, 학교에서도 그 중요성을 정말로 인식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온 국민이 힘을 모아 독서를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나라의 힘을 키우는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