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기가 시작된다. 올해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가 대학 신입생이 된 내게 읽어야 할 책을 추천한다면 어떨까?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문학 등 여러 분야의 책들을 10권 선정해 보았다.

 

1.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의 역사> 로저 오스본(최완규)

 

대학생이 되고 나서 가장 큰 보람 중 하나는 대선, 총선, 지선 등 각종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일 것이다. 물론 중고등학교에서도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기초적 지식은 배우지만, 투표권을 가지고 민주주의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 민주주의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의 역사를 개괄하는 이 책을 읽어보면 민주주의에 대해 보다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2. <포스트민주주의> 콜린 크라우치(이한)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과거를 알 수 있는 책이라면, <포스트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현재와 미래를 알기 위해서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민주주의가 확립된 나라에서도 민주주의가 적절한 방식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3. <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로버트 하일브로너, 윌리엄 밀버그(홍기빈)

 

한국의 정치체제가 민주주의라면, 경제체제는 자본주의라 할 수 있다. 어뜬 식으로든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게 될 대학생이라면 경제학과 자본주의에 대해서 기본적인 수준의 이해는 할 필요가 있다. 하일브로너와 밀버그의 <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역사와 현재에 대해서 기본적이면서도 상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일독의 가치가 있다.

 

4. <청년, 난민 되다> 미스핏츠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에게 <청년, 난민 되다>라는 암울한 제목의 책을 추천하기는 미안한 일이지만, 대학생들에게 절실하고 심각한 주거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홍콩, 타이완, 일본과 함께 한국 청년의 주거문제를 다루고 있어 흥미롭기도 하고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

 

5. <에로스의 종말> 한병철(김태환)

 

대학생에게 취업, 공부, 군대 등 여러 고민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연애가 아닐까? 대학생도 됐으니 연애를 한 번 해 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현대사회에서 사랑이란 무엇이고 연애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담긴 책을 한 권 추천한다면 <에로스의 종말>이다. 단, 이 책을 읽고 연인이 생기리라는 보장은 없다^^

 

6. <빈 서판> 스티븐 핑커(김한영)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현대의 고전이다. 뇌과학과 인지심리학 등을 이용하여 인간의 본성이 어떠한가에 대해 탐구한 책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기 위해서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7.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리처드 뮬러(장종훈)

 

나는 문과라서 이른바 이과 학문이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한편, 자연과학에 대한 일종의 동경이 있다. 한때 통섭이라는 키워드가 인구에 회자되었듯이 문과와 이과의 대화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은 원자력, 에너지, 온난화 등 정치 영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자연과학의 문제들을 물리학을 통해 바라보는 시선을 제공한다. 제목이 시사하듯이 현실 사회에서의 물리학을 다루고 있어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읽기에도 부담이 덜하다.

 

8. <현대미술 강의> 조주연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 교양은 문과, 이과 등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도 예술에 대한 지식을 가지길 권하고 싶다. 학생 할인이 있고,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니 대학생 시절에 부지런히 미술관 전시회에 다니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전시라도 보는 안목과 최소한의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특히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와 달리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미술이라면 말이다. 인상주의부터 포스트모더니즘까지를 다룬 이 책을 읽으면 전시회에 갈 준비로는 충분할 것이다.

 

9.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임희근)

 

외국문학 중에서는 <고리오 영감>을 추천한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도 19세기 프랑스의 사회상을 알 수 있는 자료로 인용되는 것처럼 프랑스혁명 이후에 도래한 근대라는 시대와 오늘날을 연결하는 고전문학으로서 최적의 책이다.

 

10. <관촌수필> 이문구

한국문학 중에서는 한국 근현대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는 <관촌수필>을 추천한다. 한국현대사를 살아간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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