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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7분 드라마 - 스무 살 김연아, 그 열정과 도전의 기록
김연아 지음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피겨 스케이트를 나는 단지 TV에서만 보았을 뿐이다. 그러나 빙상에서 펼치는 발레와 같은 피겨 스케이트는 삶의 여유와 기쁨을 가져다주는 예술 그 자체였다. 비록 피켜 스케이트가 .잔잔한 감동을 안겨다 준다고 느꼈지만, TV에 방영되면 시청하는 정도일 뿐 피켜 스케이트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그리고 김연아 선수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기기는 하지만 그렇게 열렬한 팬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아의 7분드라마>란 책을 선택한 것은 김연아의 열렬 팬인 8살 내 딸을 위해서였다. 막연히 그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피겨 퀸이 되기까지는 그 나름의 배울만한 여정이 있었으리라 짐작하고 내 자녀들이 그 삶을 통해 무엇인가 깨닫고 얻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역시나 8살 이제 학교에 입학도 하지 않은 딸아이가 책이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하더니 하루에 다 읽어버렸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ㅎㅎ
나 또한 단숨에 읽어 보았는데 20살 어린나이에 쓴 자서전이지만 김연아의 열연 팬이나 피겨 스케이트를 사랑하는 사람이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가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이다.
우선 피겨 스케이트 선수들(많은 운동선수들 그리고 예술가들의 삶의 모습일 것이다)의 화려한 영광 뒷면에 드러나지 않은 그들의 삶과 인생을 더욱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얼마나 눈에 보이는 경기 내용만 보고 즐기며 또 판단하는가? 실패했을 때 우리는 안타까워해도 진정으로 그 선수의 입장에서 그들을 위해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지 못한다. 그들이 그 동안 얼마나 많은 갈등과 수고들이 있었는지, 각 대회마다 느끼는 그 긴장감과 부담감, 압박감으로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김연아는 자신의 이야기를 일기처럼 기록하고 있다.
독자는 그들의 삶과 생각들을 들여다 봄으로써 그들을 좀 더 이해하고, 스포츠나 예술을 즐기고 교감하며 박수를 보낼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또한 선수 김연아에 대해 말해 주기도 하지만 그의 세계관도 읽을 수 있는데 어린 나이지만 긍정적이고 스스로 고난을 극복한 수기와 같아 도전정신을 갖게 한다. “훈련을 하다 보면 늘 한계가 온다. 근육이 터져 버릴 것 같은 순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주저앉아 버리고 싶은 순간... 이런 순간이 오면 가슴속에서 뭔가가 말을 걸어온다. ‘이 정도면 됐어’ ‘다음에 하자’ ‘충분해’ 하는 속삭임이 들린다. 이런 유혹에 문득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때 포기하면 안 한 것과 다를 바 없다. 99도까지 열심히 온도를 올려 놓아도 마지막 1도를 넘기지 못하면 영원히 물은 끓지 않는다고 한다. 물을 끓이는 건 마지막1도, 포기하고 싶은 바로 그 1분을 참아내는 것이다. 이 순간을 넘어야 그 다음문이 열린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갈 수 있다.”(p. 39) 성공과 실패는 누구에게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느냐?”라는 말에 공감하며 현대에 어렵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파이팅을 외쳐 드리고 싶다.
“피겨 스케이팅은 누군가와의 싸움이 아니다. 나라끼리의 싸움도, 선수끼리의 싸움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없이 고독한 나 자신과의 싸움만도 아니다. 내가 아는 피겨 스케이팅은 음악과 팬들과 교감하면서 무대 위에서 펼치는 한편의 드라마다. 그 짧은 순간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넣고 그것을 통해 관객들과 기쁨과 행복감을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스포츠다.” (p. 168)
승부욕이 무척 강한 그녀가, 또 세계 퀸의 자리에서 자신과의 싸움임을 고백했던 그녀가 종국에는 깨닫고 위와 같이 고백하고 있다. 태아 때부터 이 세상이 전쟁터인양 경쟁으로 내몰아 경쟁과 승리만이 목적인 것처럼 가르치는 현실에서, 그런 사회의 성인으로서 책임감을 통감하고 부끄러울 때가 있는데 김연아 선수의 고백이 흐뭇하고 자랑스럽다. 피겨를 통해 깨달았지만 더불어 나누는 삶, 기쁨과 행복을 나누어 주는 삶 그것이 우리인생의 삶의 기쁨이요 행복 아니겠는가!
성숙한 응원문화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성숙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우리가 배우고 갖추어야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각 스포츠나 문화예술 관람시에 우리는 과거 경험이 없거나 부족하여서 알지 못하던 그런 관람 또는 응원문화에 대해, 나만을 위한 즐김이 아니요 무대에 서는 사람과 한 공간에서 함께 하는 모두를 배려한 아름다운 매너와 응원문화가 필요함을 다시금 생각게 한다.
천재가 되기 위해서 또는 한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김연아 선수의 고백처럼 “나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돼!” 너무 힘들어 수없이 자문하면서도 평범한 수많은 것들을 아쉬워하면서도 많은 것을 포기하고 희생하며, 그 분야에 몰입해야 함도 보여준다.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스텝분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수많은 우여곡절을 극복하고 인내해 지금의 자리까지 달려온 김 연아 선수에게 큰 응원과 격려와 승리의 박수를 보낸다.
곧 있을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그리고 이번 올림픽의 피겨 스케이팅은 뭔가 특별할 것 같다. 단지 잠시 펼쳐지는 경기들이 아니라 선수 선수들의 삶을 담은 그들의 멋진 삶의 드라마들을 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밴쿠버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 그리고 김연아 선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