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1
패트리샤 맥코믹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이미 몇 해전부터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절대로 남의 일로 여길 수없는 학교폭력과 더불어 쌍둥이문제처럼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왕따문제. 지난 주 한 TV프로그램에서도 왕따문제를 주의깊게 다루었는데 왕따문제로 인해 소중한 목숨까지도 스스럼없이 버리는 아이들의 잘못된 선택이 더 문제가 아닐까 싶다.

철없는 아이들의 사소한 문제로 여기기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왕따 그리고 아이들의 자살. 단지 끌끌하며 혀를 차고 말 수만도 없는 것도 '혹시 내 아이도...'하는 불안감때문일 것이다.

과연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자살로 내몰고 있을까......

단순히 죽음을 선택한 아이들을 피해자로 여기고, 죽음으로 몰아간 아이들을 가해자로 여기며, 그들의 가운데 폭력과 따돌림이 분명한 원인이라 탓하기 보다는 사회적인 원인규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요즘 아이들치고 정서적으로 온전히 안정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부모와 아이들이 화기애애하게 함께 식사를 하고 TV를 보는 것이 더이상 평범한 가정의 일상이 될 수 없는 것이 요즘 우리시대의 가정이 아닐까..... 부모들은 아이들의 학원비를 벌기위해, 아이들을 보다 잘 키우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 까지 돈을 벌러가고 , 또 아이들은 남보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 이 학원 저 학원으로 학원순례를 다니는 것이 요즘의 평범한 가정의 모습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밥 먹는 시간조차도 부족한 우리의 가정. 아이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간과한 채 서로가 고단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이 생겨난다. 어쩌면 몇십만 원의 학원비보다는 부모와 마주앉아 밥을 먹고, 사소한 이야기라도 건네는 시간이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돈이라는 물질보다는 가족임을 깨닫게하는 '소통'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말이다.

 

어쩌면 가정에서 부모와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소통'으로 인해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폭력이 폭력이 아닐 수도 있고, 왕따가 왕따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 어쩌면 가정에서부터의 '소통'이 아닐까 싶다.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 도움을 청하는 것 역시 '소통'으로 가능할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본적으로 '소통'을 배울 수 있는 가정이 온전하지 않으니... 아이들의 왕따문제는 어쩌면 올바른 가정의 회복에 그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컷'이라는 섬뜩한 제목의 이 책 역시 가족간의 올바른 소통이 있었다면 주인공 소녀 캘리의 안타까운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원인이야 우리 아이들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생명'에 대한 존중감이 없이 행동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여겨지는데, 요즘 세대들의 철없는 행동이라 치부하기엔 참으로 석연치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어쩌면 우리 사회나 캘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잘못된 부담감(이해)과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때문에 말문을 닫아버린 캘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인내하며 들어주는 '당신'으로 인해 병(?)을 치유한듯 보이지만, 결국엔 가정의 회복과 가족간의 소통(오해를 풀어버림)으로써 침묵으로부터 빠져나오게 된다.

 

이 책에는 캘리 또래의 아이들이 거식증, 마약(약물 남용) 등과 같은 문제로 '주거 치료 시설(정신병원)'에서 함께 생활하며 다시 가정과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문득, 우리 사회도 10대들을 위한 '주거 치료 시설'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아니, 그보다는 우리의 가정 각각이 아이들의 '주거 치료 시설'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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