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신 택리지 : 북한 -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교과서 신정일의 신 택리지 6
신정일 지음 / 타임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20년에 걸쳐 집도 절도 없이 헐벗고 굶주리며 이 땅을 주유한 뒤 <택리지>라는 값진 책을 남겨주신 조선시대의 실학자 청담(淸潭) 이중환(李重煥:1690~1756) 선생님께 이 책을 바친다'는 저자가 30여 년간 우리 땅 구석구석을 두 발로 걸어온 결과물을 총10권으로 완결한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이다. 

원래 이중환의 <택리지>는 저술 당시에는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책으로 후인들이 그 내용을 보고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다. 전국을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 8도로 나누어 그 지리를 논하고 그 지방의 지역성을 출신인물과 결부시켜 서술하였으며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을 택하여 그 입지조건을 들어 타당성을 설명한 것으로, 한국사람이 저술한 현대적 의미의 지리서로 근대 한국의 지리학과 사회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택리지>가 1751년에 저술되었으니 그로부터 26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과연 무엇이 얼마나 변하고 또 바뀌었을까 생각하니 무엇보다 외세(일본)의 무력으로 맞이한 근대화와 치욕스런 식민지시대(?), 또 이념의 차이로 인한 한국전쟁과 분단된 현실이 변화의 주된 요인으로 떠올랐다.
특히, <택리지>가운데 지금은 북한 땅이 된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을 '북한'편으로 담아낸 이 책은 세월의 간극보다더 더 생경한 곳곳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절로 밀려온다. 

사실, 요즘 4대강 사업이란 거창한 이름으로 전국 곳곳의 물길을 흐름을 제 마음대로 파헤치고 바꾸는 우리 정부의 독단도 북한의 독재정권 못지 않게 과거 조선의 땅을 마음껏 유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북한 땅 곳곳에 공산정권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대형 동상을 세우고 사적지로 단장하고 지명마저도 자신들의 정권에 충성하는 인물들의 이름으로 바꿔버리는 독재정권 말이다. 

한반도의 등뼈와 같은 백두대간의 시원(始原)이라 할 수 있는 백두산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와 국경을 이루며 흐르는 두만강, 중국과 경계를 이루며 한반도에서 제일 긴 강 압록강은 아직도 변함없이 초연할진대 전쟁으로 단절된 시간보다 더 낯설게 다가오는 북한 곳곳의 지명들이다. 그러나 사진으로 만나보는 북한땅은 우리가 살고 있는 남한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지리적으로 북쪽이어서 다소 다른 풍경이 펼쳐지지만 그래도 궁극에는 우리 모두의 땅이 아닐까...

곳곳의 역사는 물론 변화된 오늘날의 모습까지, 쉽게 갈 수없는 북한땅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담아낸 기록을 읽자니 분단된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 어느 때보다 북한과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은 요즘이다. 특히 작년에 있었던 두 차례의 큰 사건은 우리 모두는 물론 세계를 긴장케 하였다. 더구나 정권의 3대 세습이라는 전무한 사건(?)으로 북한내의 정국뿐만 아니라 우리도 불안케 한다.
척박한 자연환경과 독재정권으로 더없이 피폐한 삶을 살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현실은 같은 민족으로서 어쩌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우리의 역사가 왜곡되고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굳건히 지켜내야 할 땅임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하는 역사가 가득하다. 결코 쉽게 읽히는 내용이 아님에도 북한 땅 곳곳이 더욱 간절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