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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를 부탁해 ㅣ 청어람주니어 고학년 문고 1
베아테 될링 지음, 강혜경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월
평점 :
<돌고래를 부탁해>라는 제목에 '혹시 위험에 처한 돌고래를 구한다'거나 아니면 '돌고래가 있는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빤한 생각을 해보았다.
아닌게 아니라,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다보니 아이들을 위한 책에서도 단골소재로 등장하고 있는 요즘이니 말이다.
그러나, 돌고래가 등장하리라는 드넓은 바다는 이야기가 끝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오리의 배설물로 푸르스름해진 연못이 등장할 뿐이었다.
세 친구, 요한과 레오, 플로라의 작은 망설임이 있었지만 자신들이 애써 만든 뗏목을 코니무리의 눈을 피해 숨겨놓고 옷을 벗은 채 알몸으로 똥물을 건너야 했던 그 끔찍한 연못 말이다.
읽다보면 절로 남자아이 하나(요한)와 여자아이 둘(레오와 플로라)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절로 그려지는 이야기에 어느새 마음조차 잔잔해져 온다. 물론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를 구하기 위해 교장선생님은 물론 학생들과 부모들이 가슴 졸이는 위기도 있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지혜롭고 용감한 꼬마 주인공들의 재치에 예고하지 못했던 행운(기쁜 소식)이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아이들은 학교를 사랑했다. 학교가 숲 한가운데 있고 학교 종도 없으며 쉬는 시간이 30분씩이나 되는 것도 너무 좋았다. 강당에 이쓴 황금 의자는 말할 것도 없다. 코니와 에릭이 이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만 빼면.'(본문 28쪽)
숲에 둘러싸여 바람소리 새소리도 들으며 두꺼운 플라타너스나 밤나무 위에 집도 지어 나무도 타고 강당에서 열리는 가면무도회에는 이웃 마을의 아이들까지도 참가하는 학교라니... 상상만 해도 정겨운 모습인데 단지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폐교의 위기에 몰리다니.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 학생 수가 학교의 존폐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교육부의 방침은 최소 학생 수가 열다섯 명이어야 한다는 것.
열다섯 명이 되려면 두 명이 모자라는 상황. 더구나 입학을 권할 만한 아이들은 시내로 이사까지 가게되니 그야말로 학교의 폐교는 불을 보듯 뻔하기만 하다.
세 친구, 요한과 레오, 플로라의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는 다름아닌 '조기 입학을 위한 오순절 특강'~ 일곱 살 아이들의 조기 입학으로 모자란 2명을 채우면 학교의 폐교를 막을 수 있다는 기특한 생각을 해낸 것!
세 친구들의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 간간이 코니와 아만다의 안타까운 가족사(?)와 심술꾸러기 에릭과 그레고어의 이야기도 펼쳐진다.
학교가 끝나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마음놓고 연못에 뛰어들고 직접 만든 뗏목을 타고 연못 가운데 섬으로 건너가 맛난 도시락도 먹고,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는 물론 작지만 자연의 향기를 마음껏 맡을 수 있는 학교를 사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라니... 상상만 해도 얼마나 평화롭고 바람직한 모습인가..
한편의 소박한 영화를 본듯 평화로움이 밀려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