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놀이 - 5대륙 친구들이 즐기는 신 나는 놀이 300가지!,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상수리 호기심 도서관 16
알레산드로 마싸쏘.라우라 폴라스트리 지음, 비비아나 체라토 그림, 조성윤 옮김 / 상수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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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아이들은 놀면서 자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 아이들의 현실은 '놀이'와 먼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 비해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단장한 놀이기구들이 많아진 놀이터에도 엄마와 함께 한 어린아이들이 아니면 보기 쉽지 않다.  

물론 아이들의 '놀이'가 집밖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놀면서 자란다'는 말속에 숨은 뜻을 나름 짚어보자면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다니며 또래아이들과 부대끼며 함께 놀 때 몸은 물론 마음까지도 쑤욱~ 자라지 않을까.... 

요즘 주인 잃은(?) 놀이터의 원인은 다름아닌 아이들의 바쁜 하루일과 때문일 것이다. 학교가 끝나면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순례하기 바쁘고, 그나마 놀이터를 찾는 아이들이 있어도 함께 놀 아이들이 없으니 혼자서 그네 한 번 미끄럼틀 한 번 타고나면 머쓱해지니 놀이터를 찾는 발길이 자연스레 뜸해지기 마련일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동네 놀이터마다 아이들로 북적거렸다. 그네도 한 번 타려면 길게 줄을 서야하고 구름다리며 정글짐, 시소에도 발디딜 틈도 없이 아이들로 와글거렸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서 숙제를 하면서도 마음은 벌써부터 놀이터로 향하고, 서둘러 숙제를 마치고나면 놀이터로 달려가기 바빴다.  

밖에서의 놀이는 그 무엇보다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해가 지고 어둠이 드리워지면 저녁식사 시간이 다가옴을 깨닫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던 어린시절을 돌이켜보아도 그렇다. 그나마 더운 여름밤이면 잠옷을 입고 밖으로 쏟아져나와 전봇대에 높이 매달린 희미한 전등불 아래서 숨바꼭질도 하고 그림자 놀이도 하며 더위를 식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가끔 소독차가 돌아다니기라도 하면 하얀 소독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뒷꽁무니를 따라 옆동네까지 땀을 흘리며 뛰어가기도 했었다. 무엇이 그리도 재밌는지 깔깔거리며 웃고 떠들던 그 시절이 정말 그립다. 

그러고보면 요즘 아이들은 진정한 '놀이'의 재미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느끼기는 할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서인지 밖에서의 놀이보다 집안에서 형제들과 혹은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보드게임같은 놀이가 인기를 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집에서는 보드게임을 놀이보다도 아이들의 지능계발이나 학습보조용으로 유용하게 활용한다고 하던데... 놀이조차도 공부 혹은 학습과 관련짓는 세태에 씁쓸한 현실을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5대륙 아이들의 300가지 놀이가 담긴 책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놀이는 어떤 것이 소개되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먼저 밀려왔다.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의 5대륙별로 세계 아이들의 놀이를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무엇보다 생생한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눈에 뜨인다. 어느 곳에 살든 어떤 모습이든 하나같이 맑은 눈망울과 미소를 지닌 아이들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피어난다.  

적게는 2명부터 많게는 '수도 없이' 혹은 '많을수록' 좋은 아이들의 놀이는 특별한 준비물없이도 놀 수 있는 놀이부터 준비물이라고 하더라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끈이나 열매, 나뭇잎, 돌, 양말, 끈 등이 고작이다.
놀이하면 (인공적인)장난감부터 떠올리는 것이 보편적인 우리의 모습이 떠올라 문득 본연의 놀이와는 동떨어진 생활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 대륙별로 소개된 놀이를 살펴보면서 아이들의 놀이는 주변의 자연을 이용한 놀이가 보편적임을 발견하게 된다. 보아뱀이나 하마, 펭귄이나 야생마, 물고기나 늑대와 같은 동물들의 생태를 반영한 게임도 적지 않다.
책의 중간중간에 마련된 세계의 뜀뛰기 놀이/ 세계 속 다양한 릴레이 경주/ 세계의 다양한 땅따먹기 놀이/ 세계 속 숨바꼭질 놀이/ 세계 속 장님놀이...는 서로 다른 나라에 살면서도 비슷한 놀이로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놀이로 투호놀이가 소개된 것을 보면서 책 속에 소개된 각국의 놀이 역시도 오랜 전통을 가진 놀이가 아닐까 짐작해 볼 수 있다. 투호놀이를 옛날에 비해 그다지 즐겨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로 미루어 다른 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4년 이탈리아 체나콜로 청소년 출판물 일등상'을 받았다는 이 책은 세계의 아이들 모두가 놀이를 통해 자라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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