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깊은 뜻이! - 유물 속 생활 속 숨은 뜻 찾기 재미있게 제대로 시리즈
김은하 지음, 최미란 그림 / 길벗어린이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정말 보고싶었던 책이었다.
한 권 한 권 예사롭지 않게 펴내는 <길벗어린이>이 책이기도 하거니와 초등생 딸아이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고픈(아니 꼭 그래야하는) 것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의 역사와 문화라고 손꼽고 있다보니 더욱 그랬다.

아무튼, 2010년이 저물어가는 때 반갑게 보게 된 책이다. 그러나 흔히 볼 수 없는 사진 자료들이 풍부하게 담겨있어 볼수록 마음에 드는 책이다.
'유물 속 생활 속 숨은 뜻 찾기'라는 부제와 '이렇게 깊은 뜻이!'라는 제목이 한박자로 딱! 떨어지는 책이 아닐까 싶다.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고 또 무탈함을 기원하며 금줄을 내걸고 그 고마움을 삼신상으로 정성껏 차려내던 조상들의 깊은 뜻은 아이의 첫 생일(돌)에는 복을 바라고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더욱 깊어져 감을 깨닫게 된다.
오색으로 잇댄 색동옷에 새긴 목숨 수(壽)자와 부귀영화의 상징인 불로초, 석류, 모란 무늬를 새겨넣던 그 마음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지금에 비하면 넉넉할 것도 없던 그 시절 건강과 장수만이 최고의 바람이고 무한한 축복이었을까? 조상들의 생활 곳곳에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바람이 담겨있다.
혼인이나 환갑 등 잔칫상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음식인 국수,
귀신을 쫓고 장수를 뜻하는 수수팥떡,
장수를 상징하는 국화 무늬를 새겨 넣은 술잔이나 술병......
심지어 담배를 보관하는 담배합이나 안경집, 베개, 떡살무늬며 색색 조각을 이어만든 보자기에도 글자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새겨넣은 물건은 지금과는 다른 생활에 대한 조상들의 여유와 멋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사소한 물건에도 평소의 바람을 담아 넣을 줄 알았던 조상들에 비하면 요즘의 우리는 어떠한가?
멋스러움은커녕 마음의 여유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 아닐까... 

문득, 조상들의 깊은 뜻을 담은 물건이 하나라도 있을까 싶어 집안을 살펴보니 왠걸.... 깊은 뜻은커녕 단순히 오래된 물건(흔히 말하는 옛물건으로 오랜 시간을 간직한)조차 하나 없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온통 편리와 편의를 좇는 물건들로만 가득한 집안 풍경에 질색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오래전 우리 조상들이 쓰던 것들과는 모양새조차 판이하게 다른 것들이다. 

어느 것 하나 우리의 것이라고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이 마땅히 남아있지 않은 우리의 생활이다. 돌이켜보면 돌잔치며 결혼식, 회갑(요즘에는 회갑잔치보다는 칠순잔치를) 등등도 조상들이 기리던 본연의 뜻보다는 그저 그날 자체를 기념하며 손님을 치르는 날로 여기는 것이 사실이다. 어차피 맞아야 하는 매를 맞는 날인처럼 후다닥 손님을 치러야 하는 날로 말이다.
어쩌면 예전처럼 건강과 장수가 최대의 바람이기보다는 이변이 없는한 칠십, 팔십까지도 거뜬히 사는 세상이고 보니 돌이나 회갑의 의미가 퇴색한 까닭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이제는 생활 곳곳에 남아있던 조상들의 깊은 뜻이 담긴 소중한 유산(유물)을 찾아볼 수 없다니... 안타까운 마음만 더욱 깊어진다.
이제는 책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조상들의 깊은 뜻이 더욱 간절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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